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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순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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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리형 Aug 09. 2019

손에 쥔 것 놓아주기

단순한 삶을 위한 지침 6

 회자정리(會離) 만나는 모든 것들은 헤어진다. 사랑했던 가족, 친구, 연인 그 누구라 하여도 주어진 인연의 시간이 다하면 결국 각자의 자리로 가야 한다. 또한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사람과의 인연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물건과도 각자의 인연이 있고, 내가 하고 있는 일 역시 인연이 있어 나에게 들어온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장소와 내 주변 환경 모두 나와 인연이 닿아 있기에 지금 내게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모두 주어진 인연의 때가 다하면 헤어진다. 피어난 꽃이 지고, 떠오른 태양이 저물고, 심지를 다 태운 촛불이 꺼지듯 이별은 그렇게 당연한 것이다.


 결국 필연적으로 헤어지게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내 손에 들어온 인연들을 쉽사리 놓아주지 못한다. 좋은 것일수록 더 꽉 쥐고 갖고 싶어 한다. 손에 쥔 그것이 좋을수록 자기도 모르게 더 꼭 쥐게 된다. 살살 쥐어야지 아무리 다짐해도 소용이 없다. 그러다 너무 세게 쥔 나머지 그것이 살갗을 파고들어 아파져도, 차마 그것을 놓을 생각을 하지 못한다. 아프다 아프다 하면서도 미련하게도 계속 쥐고 있다. 가지고 있자니 살살 쥘 수가 없어 계속 아파지는데도 좀체 놓지를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그런데 사실 너무 쉬운 해결책이 있다. 손에 쥔 그것을 그냥 내려놓는 일 말이다. 그러면 그것이 더 이상 살갗을 파고들어 아플 일도 없고, 그로 인해 마음 쓸 일도 없다. 그냥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다는 듯 던져버리면 되는 것이다. 돈, 명예, 일, 물건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을 꼭 쥐고 놓지 못해 아파한다.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무언가를 또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 그 자체는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고 우리 삶의 활기를 준다. 하지만 그 마음이 더 이상 기쁨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집착이 되고, 괴로움이 된다면, 그땐 그만 놓아야 할 때다. 집착으로 인해 괴롭다면 더 이상 꼭 쥐지 말고 버려야 한다.


 나는 오늘 또 무엇을 손에 쥐고 내려놓지 못하고 있을까.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어렵다. 나도 모르게 너무 꼭 쥐어 스스로를 아프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계속 들여다보려 한다. 들고 있는 동안은 모른다. 다 내려놓고 난 후에야 알 수 있다. 그것이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었음을, 놓아버리면 그만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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