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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리형 Jun 16. 2022

연준의 0.75% 금리인상과 시장의 기이한 반응

2022.6.16 칼럼


6월 FOMC가 끝났습니다. 결과는 설마 설마 하던 자이언트 스텝이었습니다. 연준은 연방기금금리를 0.75% 올려 1.5~1.75%로 올렸습니다. 참고로 파월은 언론과의 접촉에서 항상 0.5%금리 인상을 예고해왔지만 이번 결과는 0.75% 였고, 아무래도 사상최고가를 뚫은 물가가 부담이 되었기 때문에 피치 못하게 선택한 고육지책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FOMC 의원들의 올해말 평균 금리 예상은 3.25~3.5%로 앞으로 남은 4번의 회의에서 1번은 제외하고는 모두 0.5% 금리인상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또한 2023년말 기준금리는 3.75%로 예상하고 있어 2023년에도 한두차례 더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이처럼 강력한 금리인상을 시행하는 이유는 역시나 물가 때문입니다. 5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대비 8.6% 상승으로 40년래 최고치였던 3월의 8.5%를 뚫었습니다. 물론 0.1%의 오차범위 수준의 차이이지만 어쨌든 수치상으로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 오는 것이 보이지 않고 다시 오르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 일 수 밖에 없고요. 따라서 형식상으로라도 연준은 강력한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행동을 해놓고 결과가 안 따르면 어쩔 수 없지만 행동도 취하지 않고 결과가 계속 나쁘면 연준이 비난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겠죠.


 그 외에도 연준은 올해 미국이 최종적으로 5.2%의 물가상승을 할 것으로 내다 봤는데 기존의 4.3%보다 1% 가깝게 높은 수치이고, 다만 내년 인플레이션은 2.7%에서 2.6%로 약간 하향. 24년은 2.2%가 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2024년쯤 되면 연준의 목표 인플레이션인 2%의 거이 근접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는 겁니다. 만약 이 예상대로 된다면, (아마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된다면 적어도 2024년까지는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면, 다음 금리인하는 아무리 빨라도 2025년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겠습니다.


 다만 연준의원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점도표에서는 살짝 의외의 결과가 나왔는데요. 점도표상으로는 2023년말 평균 예상금리가 3.8%이고 2024년은 3.4%이기 때문에 2024년부터 다시 금리인하를 할 것이란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2022년까지 금리인상에 대해 생각하는것조차 생각하지 않겠다던 연준이 한번에 금리를 0.75%씩 올리고 있는 작금의 사태를 생각한다면 전혀 신빙성은 없는 예측이긴 하지만요.

 또한 올해 미국의 GDP 성장률을 1.7%로 원래의 2.9%에서 내렸는데 하향된 조치이긴 하지만, 지난 1분기 -1.4% 역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와서 경기침체는 없을거란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기도 합니다. 회의가 끝난후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파월은 다음 FOMC에서도 0.5% 인상은 거의 확실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0.75%의 인상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을 내비췄는데요. 이런 엄청나게 매파적인 금리인상 예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오히려 랠리를 펼쳤습니다. 나스닥이 한 때 3.8%까지 상승했다가 최종적으로 2.5%로 마무리 했고, 주요기업들도 애플이 2% 마소 구글이 3% 아마존과 테슬라는 5%가 넘게 상승하는 등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차트를 보시면 확실하게 연준의 성명 발표 이후에 급등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역시 FOMC 결과 발표 이후 상승 했는데요. 2만달러가 깨지냐 마느냐를 시험하던 비트코인은 일단 한번 생명연장해서 21,000달러대로 복귀했고 마찬가지로 1000달러가 깨지냐 마느냐를 시험하던 이더리움도 한숨 돌리게 되었습니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 주식시장을 압도하는 이런 엄청난 하방압력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이번 셀시우스 대란으로 인한 유동성 경색사태가 암호화폐 업계전방으로 번지면 쓰리 애로우 캐피탈등 대형 고래등의 대규모 담보물 청산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가격하락이 포지션 청산을 부르고 포지션 청산이 가격하락을 부르고 가격하락이 다시 포지션 청산을 부르는 일종의 죽음의 나선인데, 보통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가격이 급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엄청난 기회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경우 2만달러와 1천달러가 깨질경우 훨씬 더 많은 청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더 좋은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셔야 겠습니다.

 아무튼 오늘 연준은 역사적으로 강력한 금리인상을 단행했는데요. 연준이 이렇게 까지 강력한 매파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오히려 자산시장이 랠리를 펼친 이후는, 차라리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도록 질질 끌지 말고, 금리를 강하게 올려서 빠르게 안정화 될 것을 기대하는 심리 때문입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기업들의 지출을 증가시키고 현금흐름을 평가절하 시키기 때문에 주가에 안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다면 어설픈 약물치료가 아닌 지금처럼 아예 강력한 수술을 단행하여 빠르게 고쳐주길 원하는 거죠. 그리고 그런 기대 심리가 반대로 자산시장의 가격을 밀어 올린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사실 저는 오늘 0.5%의 금리만을 올릴줄 알고 그로 인해 시장이 오르면 너무 좋아할 거 없다. 조삼모사다. 어차피 인플레이션 길어져서 나중에 금리 더 올릴거고, 고물가의 시간만 더 길어질 거다. 차라리 빠르게 금리인상해서 짧고 굵게 다스리는게 더 좋을 수도 있다라는 말을 드리려고 했는데, 알아서 강력한 금리인상을 했더군요. 그리고 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이렇게 될 거라곤 사실 생각을 못 했습니다. 지난번 까지만 하더라도 0.5% 금리인상에도 폭락할 거 같은 분위기를 내보였던 시장이 이제는 반대로 0.75% 금리인상에 환호하는 모습은 정말로 비이성적이고 예측이 불가능한 모습이죠. 기본적으로 시장은 항상 미래를 예상해서 선반영을 하기 때문에, 기존에 이런 강력한 금리인상을 예상해서 미리 가격이 내렸고, 딱 그 예상한 수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제 안심하고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다만 지난번 FOMC때도 발표 당일은 크게 올랐다가 바로 그 다음날 부터 크게 하락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의 시장이 끝나고 투자자들에게 하룻동안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고 나면, 내일부터는 또 전혀 다른 결과가 펼쳐질 수 있습니다. 하루동안 차분하게 생각해 봤더니 그게 아니었다. 이런 전개가 펼쳐지는 거죠. 다름 아님 바로 지난번 FOMC 이후 실제로 일어났던 일입니다. 내일부터 또 어떤 식으로 시장이 움직이던 그건 우리가 미리 예측하거나 컨트롤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시장의 일을 시장에 맡기기로 하고, 우리는 오늘 하루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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