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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리형 Jun 17. 2022

하루만에 급반전한 시장... 미스터마켓은 조울증 환자

2022.6.17 칼럼

 결국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번에도 지난 FOMC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제 파월의 연설 이후 강하게 상승했던 미국증시는 오늘 어제 오른 것 이상으로 큰 폭의 하락을 했는데요. 파월 연설이후 대부분 상승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하루동안 천천히 생각을 해 보고 나니 역시 안되겠다. 더 떨어지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입니다. 일각에서는 영국은행과 스위스은행등이 뒤따라 금리를 올린거 때문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끼워 맞추기에 불과하고, 일각에서는 경기침체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걱정은 이미 1년전부터 계속 하고 있었던 걱정이죠.


 노동시장이 견고한 것도 별로 좋지 않았는데요. 신규 실업수당 청군건수가 22만 9천건으로 지난달 보다는 3천건 줄긴 했지만, 시장의 기대였던 21만 7천건 보다는 2천건 많았습니다. 노동시장이 강력하면 연준은 안심하고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시장의 기본 걱정 패턴이 반복되는 거고, 동시에 강력한 노동시장은 강력한 임금 인플레이션을 의미 하기도 합니다. 노동자를 구하기 어렵단 얘기는 기업이 노동자를 구하기 위해 다른 기업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의미고, 따라서 임금지출이 증가합니다. 기업들은 이걸 만회하기 위해 상품의 가격을 올리게 되고, 상품의 가격이 높아지면 직원들은 다시 임금인상을 요구합니다. 노동시장이 강하기에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교섭력이 줄어들어 어쩔 수 없이 임금을 인상해주면, 비용이 증가하니 다시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고...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이 시작되는 거죠.


 앞에서 인플레이션의 3가지 단계에 대해 설명 드렸었죠. 수요 인플레이션, 공급 인플레이션, 임금 인플레이션, 이중 임금 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의 마지막 단계에서 일어나는 인플레이션으로 곪을대로 곪아 수술 없인 제거 할 수 없는 종기처럼 가장 지독한 인플레이션 이며, 터지기 직전의 풍선처럼 위험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연준도 세가지 인플레이션중 가장 우려하고 강력하게 대처하는게 임금 인플레이션이죠. 어제 파월도 당분간 고용시장이 강력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임금 인플레이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게 분명해 졌습니다. 현재 실업율은 3.6% 로 완전고용 상태임과 동시에 역사적으로도 낮은 수치입니다. 연준은 2024년까지 금리인상으로 인해 실업율이 조금 높아져 4.1% 정도가 되겠지만, 보통 4% 전후면 완전고용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여전히 노동시장은 견고할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 얘기는 노동시장이 튼튼하니 마음놓고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얘기로도 해석할 수 있겠죠.

 임금 인플레이션은 당장은 사람들이 돈벌이가 좋아 소비를 잘 할 수 있으니 문제가 없는 거 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터지기 직전의 고름입니다. 고용능력 한계봉착, 임금지출 한계봉착에 몰린 기업들이 해고를 하기 시작하면 다시 실업율이 증가하고, 실업율이 증가하면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의 수입이 줄고, 기업의 수입이 줄면 다시 해고가 늘어나는 악순환의 고리로 돌변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경기침체로 빠지는 거죠? 그러니 지금처럼 임금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은 폭발 직전의 시한폭탄처럼 대단히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물론 어제 급등 하고 오늘 급락한 시장의 움직임은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한 냉철한 움직임은 당연히 아니고요. 그냥 발작에 가까운 감정적인 움직임이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늘 설명드리듯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신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울증 환자에 불과합니다. 어제는 조증이었다가 오늘은 울증이 극에 달한거죠. 어제까지만 해도 세상이 장미빛으로 보였는데 하루만에 모든게 싫어진 겁니다. 대단히 자주 있는 일이기 때문에 놀랄일도 아닙니다.


미국의 주요기업들의 주가도 큰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애플이 무려 4%가 내렸고, 마소 구글은 3% 전후, 아마존도 4%가까이 내렸고, 테슬라는 8%가 넘게 내려 유독 강력하게 하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테슬라가 유독 더 강하게 하락한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원래 애플보다 가격민감도가 2배 정도 높은 기업이고, 주식분할 이슈로 인해 최근 다른 빅테크 대비 강력한 모습을 보였던게 사실인데 그 부분이 감안되어 상대적으로 오늘 더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암호화폐 시장도 역시 약세였습니다. 어제 23,000달러 부근까지 반등했던 비트코인은 다시 2만달러대로 내려왔습니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얼마전부터 이어져온 이더리움발 유동성 대란이 아직도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쓰리 애로우 캐피털등 대형 기관들이 청산을 피하기 위해 담보물을 계속해서 내다 팔고 있는 상황이고요. 일각에서는 쓰리 애로우 케피털이 결국 담보가치를 유지하지 못해 대출기관에서 4억 달러에 달하는 청산을 당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형고래들이 청산을 당하게 되면 담보로 잡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등이 강제로 매각되고, 이게 트리거가 되어 가격이 하락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더 많은 청산이 이루어지는 죽음의 나선이 펼쳐집니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이 죽음의 소용돌이에서 당분간 빠져나오기 쉽지않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참고로 비트코인은 2만 달러 부근에서 레버리지 한계 설정을 한 기관이나 개인들이 굉장히 많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2만달러가 깨지면 더 많은 청산이 나올 수 있고, 또 그걸 노린 공매도 세력들이 의도적으로 2만달러를 깨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 부분은 염두에 두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네 오늘은 이렇게 정리를 해 봤고요. 하루만에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는데, 뭐 원데이 투데이 있었던 일도 아니고, 이제는 다들 익숙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시장이 왜 이렇게 되었나를 분석하는 건 사실 정답도 없고, 대부분 끼워맞추기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대가들이 시장을 예측하는데 쓸데없는 노력을 하지 않는거죠. 시장은 당분간 약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장을 걱정하는데 시간과 정성을 낭비할 게 아니라,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이고 어떤 자산이 이 약세장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좋은 자산으로 남아 있을지를 공부하고 연구하는데 시간을 쏟으며, 어떻게 현금채굴 해서 이 약세장에 조금이라도 더 자산을 많이 사모을까를 고민하는 편이 훨씬 더 건설적일 것 입니다.



-멘탈이전부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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