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불공평해
"아빠, 비행기를 타면 구름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응 그럼. 올라갈 수 있지. 왜?" "그럼 비행기 타면 엄마 있는 하늘나라에 갈 수 있겠네?" "음, 온유야 하늘나라는 말이야. 눈에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 2군데가 있거든. 우리가 비행기 타고 구름 위로 올라가면 나타나는 하늘나라는 눈에 보이는 곳이야. 근데 엄마랑 하나님이랑 예수님이 계신 곳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나라야. 엄마는 그곳에서 우리 온유랑 유하랑 아빠를 다 볼 수 있어" "칫 불공평해. 엄마는 우리를 다 보는데 우리는 못 보고. 너무해."
"아빠 그럼 엄마 있는 하늘나라엔 죽어야 갈 수 있는거야?" "응, 그렇지." "그럼 난 빨리 죽으면 좋겠어. 그래야 빨리 엄마 만날 수 있잖아. 아빠랑 유하랑 다 같이 빨리 죽으면 좋겠어" "근데 온유야 죽는다고 다 하늘나라에 갈 수 있는 건 아니야." "왜?" "하늘나라에 가는 건 하나님이 허락해주셔야 가는거야. 온유 혹시 지옥알아?" "응 뜨거운 불이 막 있는 곳이야" "맞아 온유야. 하나님이 허락하셔서 죽으면 우리는 아름다운 하늘나라에 가는데, 우리가 스스로 죽겠다고 하면 그 때는 하늘나라에 가지 못하고 지옥에 가게 될 지도 몰라." "우리가 스스로 죽을 수도 있어?" "응. 그렇지. 물에 들어가 숨을 못 쉴 수도 있고, 높은 곳에서 떨어질 수도 있어." "그럼 스스로 막 상처를 내서 죽을 수도 있는거겠네?" "맞아. 근데 그렇게 스스로 죽게되면 엄마가 있는 하늘나라에 가지 못하게 되는거야." "나는 그건 진짜 싫어 아빠." "그래 우리는 그래서 하나님이 정하신 시간에 하나님이 허락해 주셔야 하늘나라에 갈 수 있어."
어린아이다운 질문에서 시작해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으로 끝난 오늘 온유와의 대화. 아무렇지 않은척 풀어 설명하지만 정작 숨 막히는건 나다. 뭐라도 써서 올리지 않으면 못 견딜 것 같은, 비오는 이 밤이 무섭다. 외롭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