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작가답기 위해 쓴다.
학생은 학생답기 위해 공부한다.
군인은 군인답기 위해 복종한다.
어른은 어른답기 위해 참는다.
부모는 부모답기 위해 버틴다.
스승은 스승답기 위해 가르친다.
아이도 아이답기 위해 순수해야 한다고 여긴다.
우리는 모두
‘답기 위한 노력’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그 ‘답기 위한’ 노력이
스스로를 닮아가는 길이 아니라
스스로를 밀어붙이는 강박이 될 때
문제가 생긴다.
작가다움을 지키려다 글이 죽고,
학생다움을 지키려다 삶이 무너지고,
어른다움을 지키려다 마음이 멍든다.
답기 위해 산다는 건
자기다움을 지키기 위한 여정이어야 하고
틀에 나를 욱여넣는 의식적 강박이 되어선 안 된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답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