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잠시 예술가가 되는 순간

by 일야 OneGolf

구름은 느릿했고,
그 사이를 비집고 내려오는 햇살은 날카롭다.
움직이는 건 바람이었고,
그 바람은 구름을 밀지도 못한 채
풀잎과 나뭇잎만 소리 내어 흔들고 있다.

하늘 위에서는 빛과 그림자가 끊임없이 교차하고,
땅 위에서는 그 교차의 결과가 번져간다.
어디는 환하고,
어디는 흐리고,
어디는 그 중간 어딘가에서 서성이는 빛과 그림자.

바람은 시원한 듯 따스하고,
햇살은 밝았지만 눈부시진 않고,
구름은 두텁지만 가볍게 떠 있다.

서로 반대되는 속성들이
한 장면 안에서 조화롭게 공존하는 광경.
그 앞에선
그저 경탄 외에는 없다.

이 장면 앞에 서면
누구라도 잠시 예술가가 되지 않겠는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이미 색을 그리고,
빛을 잡고,
움직임을 아로새기게 된다.

감각만으로도 충분히
예술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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