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늘 있으니, 그걸 볼 마음만 있으면 돼

by 일야 OneGolf

아름다움은
화려한 무대 위, 갤러리에 걸린 거장의 작품, 꽃이 만발한 정원 같은 눈에 띄는 장소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종종 ‘아름다움’을 찾는 일에 집착하지만, 정작 아름다움은 주변에 스며있다.
그것은 부러 연출되지 않고 꾸며지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을 드러낸다.
문제는 그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뿐이다.

이른 새벽에만 들을 수 있는 싱그런 새소리,
아직 덜 깬 도시의 적막하지만 상큼한 공기,
겨울 아침 출근길에 손을 호호 불며 걷는 사람들의 숨결 위로 맺히는 따뜻한 입김,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다 땀에 젖은 교복 셔츠를 휘날리며 웃는 아이들의 투명한 웃음.
이 모든 순간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지만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된 아름다움이다.

길가에 핀 민들레 하나가 누군가의 마음을 적실 수 있고,
오래된 책갈피에서 풍겨오는 종이 냄새가 어떤 이에게는 과거의 소중한 순간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렇게 아름다움은 대상이 아니라 경험이며,
경험은 곧 마음의 상태로 귀결된다.

그러함에도 너무 자주 무심하다.
하루를 버텨내는 데 급급하고,
지나가는 장면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할 여유를 잃어버린 채 떠밀려 흘러간다.
때때로 아름다움은 곁에서 말없이 머물지만 기억되지 못한 채 스쳐진다.

어느 날 문득 발걸음이 멈춰진다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 보고,
계절이 바뀌는 냄새를 맡고,
서늘해진 공기 속에서 자신의 숨결을 느끼고,
그 순간 ‘참 좋다’라는 감각이 밀려온다면...
그건 세상이 보내오는 아름다움의 신호를 마침내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아름다움을 본다는 건 결국 마음의 문제다.
지식이 많다고, 감성이 풍부하다고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고요히 자신을 들여다보며 주변과 연결될 수 있을 때,
비로소 보이지 않던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마음이 열릴 때, 세상은 달라진다.
그전까지는 반복되는 일상 같았던 장면이
어느 순간 빛나기 시작하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가슴에 깊이 파고들며,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골목길에도 온기가 흐르기 시작한다.

아름다움을 보는 일은 누군가의 평가나 기준에 좌우되지 않는다.
보는 이의 마음 상태가 그것을 결정한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을 다시 정돈하는 것.
무뎌졌던 감각을 조금씩 되살리는 것.
조용히, 천천히, 그러나 진심으로 세상과 마주하는 것.

그렇게 삶을 대하는 태도 하나가 바뀔 때,
더 이상 아름다움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아름다움은 늘,
언제나,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늘 있으니,
그걸 볼 마음만 있으면 된다.


그러다 보면

그렇게 또 하루를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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