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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정답을 찾을수록 어려워진다.

by 일야 OneGolf

골프를 하다 보면 늘 반복되는 말이 있다.

“이게 맞아?”, “그건 틀린 거 아냐?”
연습장에서도, 필드에서도 사람들 사이엔 늘 기술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이야기가 오간다.

가령, 그린 주변 어프로치에서 클럽헤드를 여는 게 맞느냐는 질문이 많다.
이런 질문은 사실 논쟁의 가치가 없다. 골프 기술 대부분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에 따른 유불리, 즉 유리하냐 불리하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클럽헤드를 열면 공을 띄워서 세우는 데 유리하고, 스퀘어나 닫으면 굴리기 좋다.
오르막 경사에서는 볼이 잘 굴러가지 않기 때문에 평소 굴리는 스타일의 골퍼에게는 불리하다. 반대로 핀하이에 떨어뜨리는 낙하형 샷을 선호하는 골퍼에겐 유리하다.

스윙 템포도 마찬가지다. 빠르냐 느리냐의 문제는 정답이 없다. 어떤 템포가 자신에게 맞고, 어떤 템포에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거리가 일정한 골퍼라면 탄도를 높여도 좋지만, 캐리 편차가 큰 골퍼는 낮은 탄도가 더 안정적일 수 있다.

치킨윙 역시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는 미스샷을 유도하는 안 좋은 습관이지만, 짧은 거리에서 치킨윙 형태를 잘 활용하면 오히려 정확한 방향성과 거리 제어가 가능하다. 단점도 맥락을 이해하면 오히려 강점이 된다.

몸통 중심의 스윙을 하는 골퍼에게 ‘클럽헤드를 뿌려라’는 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손이 너무 개입되면 악성 훅이나 푸시 슬라이스로 이어지기 쉽다. 어떤 조언이든,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결국 골프에서 중요한 건 기술이 ‘맞느냐 틀리느냐’가 아니다. 이 기술이 어떤 조건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스타일의 골퍼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느냐를 따지는 것이 핵심이다.

정답을 고집하면 기술은 하나로 고정된다. 반면, 유불리를 따지면 기술의 세계는 무한히 확장된다.
옳고 그름의 틀에서 벗어나는 순간, 골프는 훨씬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게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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