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벤치에서!
벤치에 몸을 눕혔다.
세상 굴레 잠시 벗어던지고
나만의 오후다.
폴딩도어는 활짝 열려 있다.
마치 마음을 풀어놓은 듯...
방충망 너머엔 옥빛 하늘이 눈에 든다.
그 하늘엔 구름이 천천히 옥빛호수를 나아간다.
배처럼, 꿈처럼.
저기 멀리 트랙터 엔진소리가 간간이 울리고,
선풍기는 제멋대로 머리를 휘돌리며
살짝쿵 선풍을 내비친다.
바람도 사람도 하늘도 다 느긋하다.
폭염이라는 여름 한복판에서
게으름이라는 사치에 빠져
잠시 나뒹구는 나그네가 된다.
산도 나무도 바람도
심지어 공기마저 게으른 이 시간 속에서
햇살만이 유일하게 바쁘다.
게으름 속의 성실함으로
정지된 오후를
햇살만이 묵묵히 시간을 엮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