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시작의 관문을 통과하면 모든 것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처음이란 미지의 두려움만이 전부겠지만 끝이라는 건 과정에서 축적된 모든 책임과 결과 그리고 남겨야 할 여운의 무게까지 더해져 더욱 어려운 숙제가 된다.
마무리할 즈음에 이른 이들이 공통적으로 '어떻게 내려설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성공적인 끝맺음은 화려한 폭죽도 초라한 퇴장도 아니다.
'잘된 갈무리'의 정수다.
너무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밋밋하지도 않은 적절한 균형을 찾는 행위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지만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돌아설 수 있는 단정함이 필요하다.
"평소처럼"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결코 평소일 수 없다. 모든 것을 쏟아낸 후의 평소는 이미 이전의 평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끝은 과거의 모든 노력에 대한 최종적인 정의인 동시에 다음 시작을 위한 여백을 만드는 고도의 정리작업이다.
아름다운 갈무리는 지나온 시간과 곧 올 미래 모두에 대한 존중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존중이 '끝의 시작'이라는 빛나는 지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