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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아, 수고했어!!

by 일야 OneGolf

청춘에서 딱 하루씩 멀어져 가는 하루들...

굳이 길 떠나지 않아도 흘러가는 나그네처럼

매일과 하루씩 이별하며 또 새 하루를 맞이하는,

그 하루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기록한다는 것은 애써 지금을 박제하는 일일까


다시 돌아온 계절엔

다시 보내줄 계절과 한 몸이 되어

그 찰나를 동시(同時)하더라.


매일의 이별이 매일의 만남이 되는 날들에

하루씩 멀어져 가는 청춘에게 허위허위 흔드는 손짓은 안녕인가 그리움인가

색을 타는 계절이 깊어져 그 빛이 희미해지면 색의 외피를 벗고 그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가 추정해 본다.


제 본줄기에서 떨어져 나온 이파리들은 신이 난 양 바람결을 타고 이리렁 저리렁 뒹굴어 다니고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굳건히 가지를 붙들고 매달려있는 대추는 그 푸름을 붉음에 빼앗기지 않으려 버둥거리고

가을 선득한 바람에게 아직은 자신이 먼저라고 비집어드는 햇살의 따사로움


그리고 고운 빨간색 꼬리를 한껏 뻗쳐내며 자랑하는 고추잠자리가 휘저어 다니는 한컷을 바라보면서


찬란하고 처연하게 열정적이던 내 청춘에게 토닥토닥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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