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을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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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ul

요즈음 어른에 관한 시를 주로 썼다. 어른스러운 게 뭘까 고민했다. 자연스레 나이를 먹고 생기는 칭호일까. 그래서 파렴치하고 저급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나이를 잘못 먹었다고 하는 걸까. 주제를 알고 점잖으면 어른인 걸까. 그건 식물과 다를 게 없지 않나. 태양을 월급처럼 바라보며 제자리에 박혀 떠나지 못한다 생각하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10살이 되던 해에 부모님에게 나도 이제 십 대라며 어른이라 한 적이 있다. 그랬던 내가 이십 대의 중반에 걸쳐 있다. 그럼 지금의 나는 얼마나 어른인 걸까. 조숙한 아이를 애어른이라 부르지만, 반대로 아이 같은 어른도 애어른이라 부르더라. 그렇다면 어른의 척도는 성숙인 걸까. 기약 없이 시를 쓰는 건 미숙한 행동일까. 알면서도 놀고 싶어 하는 나의 저급한 발상. 나만큼은 남들과 다를 줄 알았지. 아니 적어도 비슷하기라도 할 줄 알았지. 내 시 안에서의 어른은 돈 잘 벌고 안락한 사람. 그걸 지켜보는 화자는 불안한 모습. 나는 돈 많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차피 결혼할 생각도 없는데. 어쩌면 전부 포기한 게 아닐까. 시가 뭐길래. 쓰던 소설을 접고 시를 잡은 게 문제였나. 소설을 쓰는 게 내 유일한 행복이었을 때, 시는 그저 감정의 배출구였는데. 그래서 이렇게 된 건가. 쓰레기통을 부여잡고 있는 건가. 시를 계속 쓰려면 나는 꾸준히 불행해져야 하는가.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외로워야 시가 써지고, 시가 안 써지면 더 괴롭고. 커피잔 바닥에 고인 얼음만 으적으적 씹어대며 리필할지 말 지 고민하고 있다. 집에 가서 놀 궁리만 하고 있다. 얼른 다 쓰고 담배나 피고 싶다. 내일까지 써야 할 시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길 앞에 놓인 커다란 돌을 어찌하기보다 추적거리는 진흙밭을 밟으며 돌아갈 생각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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