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을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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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ul

밝은 새벽, 비가 내내 가늘고 길게 내렸다. 그 속에서 떠나가는 사람의 새 앞날을 기원하며 축복해줬다. 처음으로 헤어짐을 축하해줬다. 이건 어쩌면 건강하고 진실된 이별. 나 없이도 잘 살아, 이런 못난 바람이 아닌 여길 떠나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그건 내게 꽤나 즐거운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었다. 아주 잠시나마.

헤어짐은 몇 번을 겪어도 어색하고 불편하다. 조용히 서로 잊혀가는 게 아닌 종지부는 자고 일어나면 없던 관계가 된다. 찰나의 밤은 짧지만 길게 늘어진다. 그런 늘어진 밤들을 되감고 있다. 잘못이 너무 많다. 너무 많은 밤을 저질렀다. 죄다. 그 업보를 견디고 있다. 내가 또 누군가를 웃으며 떠나보낼 수 있을까. 아쉬움이 더 커 외로움을 붙잡진 않을까. 이젠 외롭지 않아 외롭고, 면역이 생겨 통증 없이 곪는다. 들어낼수록 진한 고름이 가득하다. 무통엔 처방전이 없다. 픽, 하고 쓰러질 병력이다. 빈 공간을 쓰다듬다 것마저 파인다. 기분은 그저 흉 지다 아물 뿐이다. 나이테처럼 긴 밤이 문득 그어진다. 빗속에 별이 녹았을까, 온 바닥만 흥건히 빛나고 있다. 고질병이다.

약속처럼 헤어진 사람들은 잘 지내고 있습니까, 약속하고 헤어진 관계들은 여전히 아름다우십니까, 약속 없이 떠나간 사랑은 이제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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