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다가올 수 있는 거리
타인.
그 누구의 직접적인 잘못은 아닙니다.
타인의 영향이 나의 감정을 건드렸고,
교체했어야 할 감정 지탱줄이 마침 그 시기에 맞물려 버린 거죠.
그래서 나는 꽤 오랜 시간
감정에 크게 흔들리며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사실 부끄럽게도,
그 줄이 이미 끊어져 가고 있다는 걸 알지 못했어요.
감정이 미친 듯이 널뛰기를 할 때,
그리고 그 널뛰기에 지쳐갈 때쯤
문득 이상함을 느꼈죠.
가만히 보니
그 줄은 이미 반쯤 헤어져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이었어요.
완전히 끊어진 상태는 아니었으니까요.
많은 감정에 휘둘렸지만,
그 위태로운 중간에서
멈춰 생각해 낼 수 있었다는 사실이
스스로 꽤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이제는
이 줄을 갈아야 할 시간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단단한 밧줄을 쓰려고 합니다.
그 밧줄을 구하는 데
시간과 수고가 들 수도 있겠죠.
대신
더 이상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겁니다.
선박에서도
고정 로프 주변이 가장 위험하죠.
끊어지는 순간,
옆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휩쓸어 버리니까요.
그걸 아는 사람은
함부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정말 아는 사람만
가까이 올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