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지옥 연예계

종현군의 죽음을 애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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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보이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배우 김주혁이 세상을 떠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일까, 잇따른 종현의 죽음은 더 비극적이게 다가왔다.


오늘은 그가 살아생전 남겼다는 유서 전문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읽자마자 눈물이 울컥 차올랐다. 이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의 댓글 중에는,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아이돌들의 스케줄과 이를 강행하는 기획사에 대한 비난도 있었다. 나는 그 부분에 상당히 많이 공감이 됐다. 물론 기획사의 빡빡한 체계가 죽음을 부른 유일한 이유는 아닐지라도, 상당 부분 그의 심리에 영향을 끼쳤음이 짐작되기 때문이었다.


그의 유서에 쓰인 글로 파악해보건대 종현은 내성적인 성향이었던 것 같다. 주어진 스케줄과 연예인으로서의 사명을 꾸역꾸역 감당해왔던 그였지만, 빡빡하게 굴러가는 자신의 삶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힘들어했음이 유서를 통해 생생히 느껴졌다.


얼마 전 내가 열렬히 빠져있던 프로듀스101 출신 강다니엘군이, 엄청난 스케줄을 감담 못해 병원을 다닌다는 소식을 접하고 놀란 적이 있다. 우습게도 그를 좋아하는 나는, 팬으로서 한 번이라도 더 그 얼굴을 볼 수 있다면 그저 반가울 뿐이었었다. 그러기 위해 그가 들여야 할 노동의 무게는 생각해보지 못한 채 말이다.


우리나라의 노동생태는 참 참혹하다.


일반 노동시장도 이미 노동 지옥으로 유명하다마는,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완벽하고 세련되기로 유명한 이 연예계 한류를 유지하려니 연예계마저도 참 지독한 노동 지옥이 따로 없는 것 같다.


물론 연예인의 노동은 '그저 먹고 살기 위해' 하는 노동이라기 보단 '꿈'이며 '예술'이겠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임은 틀림없다. 일을 많이 하면 힘들어서 쉬고 싶은 것이 당연지사다.


하지만 연예인의 노동시간이 주 40시간과 같은 명료한 체계 아래 굴러가지는 않을 터. 일이 몰릴 때는 세 시간도 자기 힘들다는 게 연예인의 스케줄이라는 건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연예인니까, 꿈이니까, 라는 말로 과로의 무게가 덜어진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적나라하게 적힌 유서 속 연예인의 감정 때문일까. 이번 종현의 죽음은 단지 한 연예인의 죽음이라기보단, 타이트하게 굴러가는 오늘날의 자본주 아이돌 시스템에 대한 일말의 시사처럼 느껴진다.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아이돌이기 위해 쉼 없이 달려야만 하는 연예인과, 쉼 없이 그를 보고 싶은 팬과, 그것을 충족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업무를 물어오는 기획사.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그 순서를 묻기도 힘들어 보이는 오늘날의 연예계에, 종현의 죽음이 큰 돌을 던져주고 떠나는 것 같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이돌 시스템에 조금은 개선의 기미가 생길까. 아니면 이런 사건마저도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할 만큼 이제 아이돌 시스템은 멈출 수 없는 열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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