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장애

내겐 너무나 어려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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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느끼는 많은 선택 장애가 있다. 짬뽕이냐 짜장이냐, 부먹이냐 찍먹이냐는 애교 수준이다. 두 가지 선택지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할 때, 이것을 택해도 저것을 택해도 뭔가 놓칠까 봐 아쉽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수 없이 선택 장애를 반복하고 결정을 번복한다.


나는 거의 매일 반복하고, 번복한다. 이런 어려운 선택지들 사이에서 말이다.


이를테면, 건강을 위해 충분한 수면을 한다 vs 자기계발을 위해 밤 시간을 활용한다. 이런 매력적인 두 개의 선택지 중 어느 하나만 확실히 고르는 게 쉬운 일일까?


나는 후자를 선택해 밤늦게까지 자기계발을 하다가도 몸이 피로 해지면 건강이 무너질까 봐 곧바로 전자로 마음을 돌려버리곤 한다. 건강만을 택하거나 자기계발만을 택하는 한결같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 변덕은 좀처럼 저 두 가지 사이에서 정착하질 못했다.


이 뿐이 아니다. 세상의 예쁘고 맛난 먹거리들을 체험한다 vs 아무거나 먹으면 탈 나니 청정한 것을 먹는다. 이 선택지는 더 어렵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식도락은 얼마나 큰 유희인가! 그런데 그렇게 이것저것 조미되고 가공된 먹거리들을 먹다가 만성 장 트러블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도 이제는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매사 조심스런 식습관을 유지해야 하는 팔자가 돼버렸다. 그럼에도 먹어보고 싶고, 먹어봐야 할 것들은 너무도 많은 슬픈 사실.


또 뭐가 있을까? 대중교통 vs 자가용 장만 또는 택시. 전자는 교통비 절약이 되는 대신 시간과 체력소모가 심하고, 후자는 시간과 체력이 절약되는 대신 돈 털어가는 귀신이다.


경험 vs 스펙. 이건 너무나 많은 청춘들의 고민이다. 이 싱그러운 20대, 많은 걸 경험하고 느끼고 싶다만, 모순적이게도 20대에 ‘경험’만 하다가는 나머지 인생을 조지는 구조의 국가에 살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장점만 가지고 있지도 단점만 가지고 있지도 않으니 선택의 무게가 너무나 크다.


생각보다 인생에는 하이브리드가 없다.


이것과 저것의 장점을 합칠 수 없고 순전히 한 가지를 택해야 하는 삶. 탕수육은 찍어먹고 짬뽕 대신 짜장면을 먹지만, 나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매번 저울질하고 방황하고 뒤돌아보는 나다.


자동차도, 카메라도 요즘은 장점만 합친 하이브리드가 나오는데. 인생의 선택에도 하이브리드가 가능하면 얼마나 좋을까.


내 마음은 70프로쯤의 자기계발과, 60프로쯤의 건강한 식습관과, 70프로쯤의 대중교통, 60프로쯤의 스펙 쌓기에 기울어져있다. 그 반대의 것들에 꽤 자주 마음의 외도를 거치며.


이 선택 장애는 아마 결론이 나지 않을 모양이다.




2017 일상의짧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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