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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운 작가 우듬지 Aug 07. 2023

술술 읽히는 미술 인문학 추천도서 <조선 미술관>


100쇄 신화 미술 책 펴낸 출판사, 
이번에는 조선 미술을 들고 오다 


퇴직금을 몽땅 부어 파리로 여행을 갔던 어느 날. 세상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미술관인 루브르 박물관에 서서 이름 모를 그림들을 보며 어쩔 줄 몰라하던 기억이 납니다. 왜냐하면 전 아는 게 ‘모나리자’밖에 없었으니까요. 


어릴 적부터 미술을 ‘잘’ 알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지만, 인상주의니 초현실주의니 하는 말들로 미술은 늘 어렵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접한 책이 블랙피쉬 출판사의 베스트셀러 《방구석 미술관》이었죠. 여타 딱딱한 교양서들에 비해 정말 이해가 쉽고 친근하게 서술되어 있어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쉽고 친근한 인문학을 좋아하겠죠? 


2018년에 《방구석미술관》으로 미술 관련 책으로는 그야말로 메가히트를 쳤던 출판사 블랙피쉬가, 이번에는 인문학 추천도서 《조선 미술관》을 내놓았습니다. 가뜩이나 미술도 어려운데 조선 미술이라니..., 생각부터 어렵고 딱딱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전 강력하게 신뢰했어요. 이 출판사의 책이라면 어렵고 생소한 조선미술도 분명 쉽게 풀이했을 거라구요. 







전시마다 대박 터뜨리는 해설가,
우리가 몰랐던 조선 셀럽 화가들의 삶 다루다 


인문학 추천도서 조선 미술관의 저자 탁현규는 기획하는 전시마다 대박을 터뜨린다는 고미술계 최고의 해설가입니다. 그는 쉬우면서도 익살스러운 언어로, 조선의 당대 유명화가들의 그림들을 풀이해 주는데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법한 김홍도, 신윤복, 정선 같은 화가들부터, 그들만큼 친숙하지 않지만 알아두면 좋을 위대한 화가들 ‘신한평’, '김희겸' 등이 책에 등장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알았지만 조선시대의 화가들은 지금으로 치면 전문직에 속하는 ‘중인’이었다고 해요. 


열심히 그림을 그리며 돈을 벌던 

젊은 날의 김홍도

율곡이이의 일화에 영감을 얻어 

몇 번이고 같은 그림을 그리는 정선 등 


우리가 몰랐던 화가의 삶을 자세하게 묘사해 주는 대목이 정말 재밌었어요. 저자의 해설은 마치 친구가 들려주는 재미난 가십처럼 생동감이 넘쳐서 뭐랄까 지루할 틈이 없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 깊었던 건 신윤복 


조선을 장식한 당대 화가들 중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화가는 신윤복이었어요. 워낙에 그림체가 섬세하고 여성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짙어서, 그간 여자가 아닐까 오해받기도 했다는데요. 안타깝게도(?) 신윤복은 여성은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신윤복이 그린 그림에는 숱하게 ‘기녀’들이 등장하는데요. 여기에는 당시 여성들에 대한 신윤복의 시선과 처지가 고스란히 드러나죠. 신윤복은 당시 양반들의 그림을 그려주며 생계를 이어가는 화가였는데,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게) 양반에 의해 생계를 유지했던 기녀들을 보면서 자신을 투영한 것 같다고 해요. 그래서일까요, 그가 그린 그림 속 양반들은 왠지 돈 많고 심술궂은 엑스트라처럼 느껴지고, 기구하고 애달픈 사연의 기녀들이 언제나 주인공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①
사람 사는 이야기로 접근하는 미술


인문학 추천도서 조선 미술관이 정말 좋았던 건, 미술기법이니 화파니 하는 머리 아픈 이야기를 거세하고 미술을 ‘사람 사는 이야기’로 이해하게 해 준다는 점이에요. 


단순히 생각해 보면 미술은 화가의 마음을 담은 기록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쩌면 그런 이유로 화가의 마음을 보지 않고 정치적 사회적인 관점에서 풀어내는 미술 관련 책들이 대중들에게 외면받아온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저자 탁현규가 설명해 주는 조선미술이 이토록 쉽고 친근한 건, 미술사라는 거대하고 막막한 관점에서가 아니라 화가의 시선에서 풀어내는 덕분이 아닌가 싶어요. 

 


돈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렸던 화가들, 

점점 짧아지는 여인들의 저고리와 

갓 위에 또 갓을 쓰는 그 시절 유행, 

매사냥을 즐기던 관료들과 

기녀를 흠모해 기방을 들락거리는 남성들. 

 


인문학 추천도서 조선 미술관을 읽다 보면 까마득한 조선시대도 지금과 다를 게 없다고 느껴지는데요. 지금처럼 그 시절에도 유행과 트렌드가 있었고, 먹고사는 게 고달팠던, ‘그냥 사람 사는 곳’이었을 뿐이란 걸 깨닫게 되죠.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②
학문이 아닌 이해 위주의 해설



예전에는 무슨 허세였을지, 해설 없이 미술작품을 보고 나만의 해석을 해보는 일이 더 우아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미술관에 가면 ‘도슨트’를 빠짐없이 듣는데요. ‘몰라서 듣는다’는 부끄러움보다, '한 점이라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갈수록 느끼는 거지만 미술은 좋은 해설을 만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억지로 미술사를 머리에 욱여넣게 하는 해설이 아니라, 친절하게 미술 작품의 배경 속으로 이끄는 해설이나 미술 관련 책을 만나면 오히려 미술을 이해하는 데 더 유용하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조선미술관 역시 그 시대의 온도와 냄새가 온몸으로 느껴지게 하는 좋은 해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언제나 유용한 인문학을 출간해 

소장하고 싶게 만드는 블랙피쉬 출판사의 

새로운 인문학 추천도서 조선 미술관


덕분에 생소한 조선미술에 대해 흥미롭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미술을 조금 더 쉽고 친근하게 배우고 싶으신 분들, 생소했던 조선 미술을 쉽게 풀이한 책을 찾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꼭 추천드려요!





이 글은 출판사 '블랙 피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이고 자발적으로 쓰여진 리뷰입니다.








■ BOOK

연애 결혼 힐링 에세이 『사연 없음

현실 직장 생활 에세이 『어쩌다 백화점


■ CONTACT

인스타그램 @woodumi

유튜브 『따수운 독설

작업 문의 deumj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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