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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운 작가 우듬지 Mar 27. 2024

사장만 모르는, 손님 없는 이유

그 매장에 다시 가는 일은 없었다


콘택트 렌즈를 사러 동네에 있는 안경점에 갔다.

렌즈에 대해 딱히 아는 바가 없어서 사장님께 물었다. 

    

“혹시 눈이 조금 덜 아픈 렌즈가 있나요?”     


그랬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렌즈는 다 눈이 아프죠”     


생각지 못한 무성의한 대답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그럼 직경이 작은 렌즈 중에 추천해 주실만한 게 있나요?”     


다시 한번 용기를 내 물었지만

이내 또 돌아오는 대답은          







“거기 다 쓰여있으니까 보시고 고르시면 돼요”     


장사를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심드렁한 태도에 그만 렌즈를 살 마음이 뚝 하고 떨어졌다.     


결국 더듬더듬 렌즈를 보는 척하다가

“다음에 다시 올게요” 하고 돌아섰다.     







그 이후 다시 그 안경점을 가는 일은 없었다.

조금 더 멀리 돌아갈지언정

더 사근사근한 안경점을 찾게 되는 건

소비자로서 어쩔 수 없는 마음이더라.   

  

그러다 얼마 전 길을 지나가다가

그 무성의한 안경점의 문이 활짝 열려있어 쳐다보게 되었다.







여전히 손님 없이 텅 빈 가게에

뾰로통한 주인은 열심히 매대만 청소하고 있었다.     


손님이 오지 않는 이유...,

어쩌면 매장의 청결이 아니라 태도일지도 모르는데.







저 안경점은 나 말고도 얼마나 많은 손님을 놓치고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발길을 또 돌린다.   






       

               




■ BOOK

연애 결혼 힐링 에세이 『사연 없음

현실 직장 생활 에세이 『어쩌다 백화점

PDF 인간관계 비법서 『오늘보다 내일 나은 인간관계


■ CONTACT

인스타그램 @woodumi

유튜브 『따수운 독설

작업 문의 deumj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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