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매장에 다시 가는 일은 없었다
콘택트 렌즈를 사러 동네에 있는 안경점에 갔다.
렌즈에 대해 딱히 아는 바가 없어서 사장님께 물었다.
“혹시 눈이 조금 덜 아픈 렌즈가 있나요?”
그랬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렌즈는 다 눈이 아프죠”
생각지 못한 무성의한 대답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그럼 직경이 작은 렌즈 중에 추천해 주실만한 게 있나요?”
다시 한번 용기를 내 물었지만
이내 또 돌아오는 대답은
“거기 다 쓰여있으니까 보시고 고르시면 돼요”
장사를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심드렁한 태도에 그만 렌즈를 살 마음이 뚝 하고 떨어졌다.
결국 더듬더듬 렌즈를 보는 척하다가
“다음에 다시 올게요” 하고 돌아섰다.
그 이후 다시 그 안경점을 가는 일은 없었다.
조금 더 멀리 돌아갈지언정
더 사근사근한 안경점을 찾게 되는 건
소비자로서 어쩔 수 없는 마음이더라.
그러다 얼마 전 길을 지나가다가
그 무성의한 안경점의 문이 활짝 열려있어 쳐다보게 되었다.
여전히 손님 없이 텅 빈 가게에
뾰로통한 주인은 열심히 매대만 청소하고 있었다.
손님이 오지 않는 이유...,
어쩌면 매장의 청결이 아니라 태도일지도 모르는데.
저 안경점은 나 말고도 얼마나 많은 손님을 놓치고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발길을 또 돌린다.
■ BOOK
연애 결혼 힐링 에세이 『사연 없음』
현실 직장 생활 에세이 『어쩌다 백화점』
PDF 인간관계 비법서 『오늘보다 내일 나은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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