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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빚는 영양사 Jul 21. 2023

땅콩버터 다이어트?

다이어트 땅콩버터!

땅콩버터 다이어트?


아침마다 즐기는 커피타임에 남편이 식빵 한쪽을 구워와서 땅콩버터 타령을 늘어놓습니다. 요즘 MZ 사이에서 땅콩버터 다이어트가 유행이라며 저를 트렌드에 뒤떨어진 영양사로 취급하죠. 아니! 우리집엔 땅콩버터가 없는데? 안 사다놓은지 오래됐는데? 그보다는 대체 감미료나 설탕이 덜 들어간 과일쨈 혹은 딸기, 바나나, 복숭아 등 여러 과일을 빵에 올려 먹는 것으로 합의를 봤는데 갑자기 땅콩버터라니!


땅콩, 저도 좋아합니다만...

고소하고 달달한 맛에 한 숟가락으론 절때 끊을 수 없는 땅콩버터의 강렬한 유혹! 저도 그걸 모르는 바 아니지만 갑자기 이렇게 땅콩버터로 다이어트를 시작하겠단 소리는 무엇인지? 암튼 심퉁이 제대로난 남편은 온라인마트에서 땅콩버터를 주문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잠깐! 이왕 먹을 거면 제대로 다이어트 할 수 있는 맛있는 땅콩버터를 찾는게 낫지 않겠나? 여보, 당신의 건강을 위해 제대로 다이어트하는 방법! 알려드릴게.



#땅콩버터의 고소한 추억

어릴 적 바삭한 빵에 발라먹던 땅콩버터의 맛은 절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달달하면서 풍미가득한 땅콩버터를 부드럽게 발라 한입 베어물면 입안에 퍼지는 고소함과 달달함. 엄마는 늘 딱 한 숟가락만 먹으라고 하셨지만 절대 한 숟가락에서 끝나지 않죠. 엄마 몰래 통을 숨겨놓고 밥 숟가락으로 퍼먹다가 결국엔 입맛이 떨어져서 영양만점 엄마밥상은 나몰라라하게 됩니다.


커서는 입맛이 변해버렸는지 빵 한조각 발라 먹으면 느끼한 맛에 더 찾진 않았지만 스트레스만 받으면 반통씩 비운다던 친구도 이렇게 먹다가 정작 밥은 안 먹게 된다고, 살이 빠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서 좋아하던데 정말 그런걸까요?



#몸에 좋은 땅콩도 고열량식품

그런데 땅콩도 고열량 식품이란 사실! 알고 계신가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과 각종 영양소가 들어 있다 하더라도 100g 당 500칼로리가 넘는 고열량식품입니다. 몸에 좋다고 하더라도 적당량 먹어야 건강에 좋은 법, 많이 먹게 되면 오히려 살이 찌게 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권하는 견과류(땅콩 포함)의 적정 하루 섭취량은 한줌씩, 약 20g 정도입니다. 과자나 다른 주전부리 대신 하루 한줌만 드셔도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을 얻고 포만감을 채울 수 있는 건강식품이 되는 거죠.



#설탕과 식물성경화유는 무엇?

게다가 땅콩버터에는 설탕, 식물성경화유가 들어가서 열량이 더 높아지게 됩니다. 식물성경화유는 액체로 된 식물성기름(대두유, 유채유, 목화씨유 등)을 일부러 발림성이 좋도록 고체화 시키기 위해 수소화라는 공정을 거치면서 결국엔 동물성기름과 다름없는 트랜스지방산이 생성됩니다. 이건 동맥경화나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이지요.


다이어트를 위해 아무리 조금만 먹는다고 하더라도 몸에는 좋지 않게 됩니다. 요즘엔 설탕과 경화유가 포함되지 않은 100% 땅콩 제품들도 나와있던데 이건 리뷰에 '단맛이 없어서 입에 안 맞는다.' '몇번 못 먹고 음식할 때만 쓴다.' 고 나와 있더라고요. 건강에는 더 좋겠지만 입맛 까다로운 남편에게는 보나마나 바로 OUT 입니다.



#땅콩과 바나나의 만남

날씨가 더워지면서 바나나 같은 과일은 며칠만 바깥에 내놔도 바로 거뭇거뭇해지죠? 저희집에도 그렇게 숨이 간당간당한 아이들이 몇 개 남아 있었습니다. 날파리까지 꼬이면서 아예 껍질을 벗겨 냉동실에 얼려놔야겠다는 찰라 친정어머니께서 보내주신 '우도 땅콩'이 생각났습니다.


평소 견과류 신봉자이신 저희 친정어머니, "하루 한 줌씩 꼭 먹어라! 꼭!" 전화통화로 귀에 못이 박히게 항상 얘기하시면서 땅콩, 호두, 잣, 브라짓너트 등 별의별 견과류를 다 보내주시거든요. 하루 한줌 먹어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견과류를 보내주시는 탓에 저희 식료품 창고에는 이미 견과류믹스가 가득 차있었습니다.


습기가 많아지는 날씨 때문에 땅콩도 눅눅해질텐데...새것 그대로 남아 있는 우도 땅콩은 언제 먹나? 게다가 시댁에서 보내주시는 흑임자와 참깨, 들깨가루는 어쩌라고....이노무 고소한 녀석들은 먹어도 먹어도 없어지지 않으니 항상 냉동실에 쌓여만 갔는데 바나나를 넣어 놓으면서 갑자기 희안한 아이디어가 번뜩였습니다!


 

#냉장고파먹기가 만든 다이어트 땅콩버터

땅콩버터에 들어가는 설탕 대신 바나나를 넣으면 너무 달지도 않고, 자연스러운 단맛으로 칼로리도 줄겠지? 게다가 바나나의 꾸덕한 식감 때문에 땅콩버터 같은 질감이 나지 않을까? 그래서 우선 바나나를 으깨서 믹서에 간 땅콩을 섞어보기로 했습니다.


바나나 1개에 땅콩 20g, 이건 땅콩맛이 너무 약했고 40g을 넣자마자 고소한 맛과 은은한 단맛이 확 올라오는게 땅콩버터의 건강버전 같았어요. 게다가 칼로리도 땅콩버터의 1/3로 확 줄고, 2사람이 하루 1~2큰술씩 2일정도 먹을 분량이 되니 견과류 적정섭취량에도 알맞고.


거기에다 참깨가루, 흑임자 가루도 40g씩 갈아서 바나나랑 섞어 먹으니 흑임자 스프레드처럼 진짜 맛있는 거에요! 우도 땅콩을 갈아서 으깬바나나랑 얼리면 땅콩 아이스크림처럼 먹을 수도 있습니다. 요모조모 쓸모가 많은 레시피, 제가 아니라 냉장고파먹기가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냈네요!


1

바나나 하나를 잘 으깬 뒤 믹서에 간 땅콩 40g을 잘 섞어 주세요.



2

땅콩이 뭉치지 않게 골고루 잘 섞어주고 소독한 유리병에 보관합니다.


(방부제가 없으니 냉장보관하면서 빨리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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