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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객 S Jun 10. 2023

낯선 땅이 집이 되기까지

영화 <브루클린>

세 번째 영화: <브루클린>
감독: 존 크룰리(원작 콜름 토이빈)
선정자: N

[J, L, N, S, P님이 입장하셨습니다]


J: 영화 어떠셨나요들

L: 너무 좋았어요!

S: 저도요! 별 다섯개 줬어요 ★★★★★

N: 너무 흐뭇하게 봤어요

J: 저도 주인공 서사 따라가니까 재밌더라구요

P: 저도 재미있게 봤구 이민자들 이야기를 잘 알고 봤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아요

J: 1950년대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넘어간 아메리칸 드림에 대해 상정한 주제가 남달랐어요. 시얼샤 로넌이 아일랜드계라서 그런지 더 와닿더라고요.


줄거리

언니와 신부님의 도움으로 아일랜드에서 미국 브루클린으로 건너가게 된 에일리스. 낯선 환경에서 힘들어하지만 친구와 애인이 생기며 그곳의 삶에 적응해 가는데.....


#인류애 바닥난 사람들

L:신부님이 대가 없이 도와줄 때 좀 의심했거든요. 근데 에일리스도 왜냐고 물어보네.

J: 저는 토니가 아일랜드 여성 좋아한다길래 의심병 도져서. 의외로 소탈해서 좋았네요.

S: 저는 에일리스네 학교에서(전부 다 남자여서)남자들이 깔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게 안 나와서 안도했어요.

L: 남자가 어렵지않냐고 물어봐서 저 비꼬는줄 알고 니 얼굴 점만큼 모르겠다고 했는데(인중에 점이 있었던 남자) 알고보니 아니더라고요.

J: 요즘 워낙 흉흉해서 다들 의심병이 생겼어

S: 그래서 이런 따뜻한 영화를 보며 인류애를 충전해야 하는거죠.


#타향살이

아일랜드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그만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기분은 다 지나갈 거예요. 향수병은 다른 병이랑 다를 게 없어요. 비참한 기분이 들게 한 다음에 다른 사람한테 옮겨가는 거죠.

S: 에일리스가 브루클린에 도착한지 얼마 안 됐을때 촌뜨기 취급받고 아는 것도 없고 농담도 받아치지를 못하잖아요. 제가 대학 입학했을 때 생각이 났어요. 작은 동네에 살다가 대도시에 나가게 됐는데, 지하철 타는 것도 서툴고 친구도 사귈줄 모르고....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 혼자 떨어지니까. 그 불안감이라든가 편지를 처음 받았을 때 울던 게 너무 공감이 됐어요.

그러다가 마음을 둘 데가 생기니까 여유도 생기고 그 동네를 사랑하게 되잖아요. 나중에는 자기랑 같은 처지의 여자애한테 조언도 해 주고.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자기가 받았던 친절을 되돌려주게 된 게 너무 좋았거든요.

N: 저는 에일리스가 백화점에서 일하는 장면에 과몰입해서.....손님 응대에 서툴고 사교성 낮은 에일리스요.

J, L: 거기 매니저분도 좋았죠.

S: 여자들간의 유대같은 것도 느껴졌어요.

L: 저 크리스마스에 아일랜드분이 민요같은 거 부를때 울었거든요. 그분들이 브루클린 다리 세우고 그랬는데 고향에 못돌아가고 거기 다 같이 모여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게 너무 슬펐어요. 우리가 해외에가도 같은 나라 사람 보면 되게 반갑고 도와주고 싶잖아요. 그런 마음이었을 거 같아요.

S: 가족끼리 있는 기분이었을 것 같아요.


이분들은 터널을 뚫고 다리와 고속도로를 놓은 분들이에요. 지금은 무슨 일로 먹고사는지 알 길이 없죠.


N:노래부른 이민자 아저씨가 원래 게일어로만 노래부르는 아일랜드 밴드 보컬이시래요. 그 민요를 카샨 투칸이라고 읽어요.

일동: 오......

J: 아일랜드에 1930년대인가 40년대 대기근이 오면서 아메리카로 나아가서 일자리를 구하자고 한게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많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가족을 두고 아메리카로 떠났는데 그걸 영화가 잘 보여준거 같아요.

N: 그 이민자들은 전쟁통에 싼값으로 차출된거나 다름없는거잖아요. 우리나라에서 광부랑 간호사 파견했듯이. 근데 막 냄새난다고 싫어하고......

L: 영화에서는 하숙집 경박한 웃음 짓는 두 명만 그랬지만요.

S: '경박하게 웃는 건 8대 죄악이야'

L: 경박 시스터즈

(웃음 터짐)


#로맨스

J: 아쉬운 게 있다면 로맨스 부분인데요. 브루클린에 정을 준 게 토니를 만나면서부터인게 조금 거슬렸어요. 향수병을 채울 수 있는 수단을 토니에게서만 찾은 것 같았거든요. 물론 토니를 만난 덕에 성장한 건 좋았지만. 몰래 결혼하고 짐이랑 엄마한테 숨긴 것도.....

N: 짐을 만났을 때도 에일리스가 갈등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굿걸 컴플렉스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 처럼요. 그리고 여기서 엄마랑 헤어지면 다시 만나기 어려운 것도 있을 테고요. 고향에 대한 반가움도 있었겠죠. 그리고 짐이 반한 건 토니를 만나면서 변화한 에일리스였다는 의견을 보니까 애초에 짐이랑 잘될 수도 없었을 것 같고.

J: 고향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계속 주어지니까. 거기서 갈등했을 것 같네요. 그래도 짐이 불쌍하긴 해요. 헤어지는 인사도 없이 편지 한 장....이럴 거면 잘해주지를 말지.

(아이비가 부릅니다. 이럴 거면)

L: <노트북>이랑 겹쳐보이는 게 있어요. 약혼/결혼하고 고향에 간 거랑, 고향에서 첫사랑/새로운 남자에게 끌리는 점이 비슷해요.

N: <노트북>의 레이첼은 타자의 시선에서 본 드림걸 같았는데 <브루클린>은 에일리스 관점이라는 건 다르네요. 그리고 메인 남주가 노동계급이네요.

L: 카더라인데 토니가 하층 계급에서 많이 쓰인 이름이래요.

J,N: 토니 스타크

(웃음)

L: 그냥 카더라인 모양이네요. 취소하겠습니다^^


#브루클린vs아일랜드

잊고 있었어.
브루클린에도 해변은 있잖아요.
있긴 하지만 거긴 사람이 너무 많아요.
사진: 다음 영화

N: 짐이랑 토니를 짐은 아일랜드의 특성, 토니는 브루클린의 특징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에일리스가 머무는 곳에서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투사한 거라고 할까요. 낯선 땅에서 미지의 선택을 할 것이냐 익숙한 땅에서 안정을 추구할 것이냐. 짐=안정욕구고 토니=모험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L:저는 아일랜드가 왠지 불편했어요. 전부 짐하고 에일리스를 사랑몰이 하고 내가 누구랑 다니는지 다 알고. 그 분위기가 넘 싫어서 떠나려고 했던거라고 생각해요.

S: 에일리스가 브루클린에서 잊고 있었다는 말을 두번 하잖아요. 해변에서 한 번, 켈리랑 있을때 한 번. 각각 좋은 점이랑 나쁜 점을 잊고 있었다는 것 같은데 브루클린은 정말 애증의 공간인 것 같아요.

N: 에일리스가 이 마을이 어떤 곳인지 잊고 있었다고 하는 장면에서 아 지금까지 참고있었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브루클린을 더 그리워했던 걸 수도 있어요. 누구씨 조카가 브루클린에서 에일리스 봤다고 숙덕거린 것도 있잖아요.

L: 맞아요 그 베이컨 6장 사던 부인.

J: 저 사람 하나만 에일리스를 어리숙한 애로 보고 있구나 싶더라고요. 자기 손으로 쥐락펴락할 수 있다 뭐 그런 거?

S: 일부러 그런 위치로 끌어내리려는것 같았어요. 마귀할멈 맞아.

L: 켈리가 그따위인데 장사가 엄청 잘된다는게 넘 놀랐어요.

N: 거기가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유일한 식료품점이래요.

일동: 아.......

L: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가게군요.

(웃음)

N: 원작 에일리스는 6시에 일어나서 아침 7시 미사를 듣고 출근을 하더라고요.

J: 에일리시 야간학교 다니는 거 보고 기절할 뻔했는데. 게다가 성격까지 좋잖아요. 세기의 성실맨.

S: 뭘 해도 될 사람이었네요.


#언니의 사랑

내가 가진 돈 전부 네게 쓸 수 있지만, 네 미래를 사줄 순 없어.

J: 로즈가 왜 자기 유학은 안 가고 왜 동생을 보냈을까 싶었는데....

N:고향에는 일자리가 없으니 브루클린에 자리를 맡아놨다는것도.....서로를 너무 사랑한 자매 같아요.

S: 근데 그 사람 누구였을까요. 후원해줬다는 사람.

N: 로즈가 아니었을까요? 동생이 미안해할까봐 익명으로 해달라고 부탁한 거 아닐까.

L: 그럴 수도 있겠네요.

N: 이 영화에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제일 인상깊은 사랑이 로즈의 사랑인것같아요.

J: 근데 로즈 입장에선 가족이 보고 싶다고 그렇게 편지보내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토니 얘기만 하고 있으니까 좀 시원섭섭했을 것 같아요. 배에서 만난 아메리칸 언니가 그러잖아요.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편지가 오는 데에 오래 걸리나요?
처음엔 오래 걸리다가 나중엔 금방 받게 돼요.


J: 정착하고 난 뒤에는 거기 익숙해지면서 체감 시간이 줄어드는 거겠죠.

N: 언니가 죽고 나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내가 언니한테 마지막으로 편지를 한 게 언제였지?'였을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에일리스가 언니의 곁에서 떠나기를 주저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향수병에 걸리면 죽고 싶겠지만, 견디는 수밖에 어쩔 도리가 없어요.
하지만 지나갈 거예요. 죽지는 않아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태양이 뜰 거예요.
바로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렇게 희미하게 다가와요.
그러다 당신의 과거랑 아무 관련도 없는 누군가를 만나게 될 거예요. 오로지 당신만의 사람을.
그럼 깨닫게 되겠죠.
거기가 당신의 인생이 있는 곳이라는 걸.


사진: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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