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관객 S Jun 23. 2023

에브리띵 이즈 어썸!

영화 <레고 무비>

열두 번째 영화: <레고 무비>
감독: 필 로드
선정자: N


[E, N, P, S님이 입장하셨습니다]


S:영화 추천자 N님 진행해주시죠

N:좋아요 좋아요 일단 여러분 영화 어떻게 보셨나요

E:가슴이 웅장해지는 영화였습니다

P:이런저런 패러디 요소가 재밌었어요~

S:저도 재밌게 봤네요

E:레고 무비 시리즈가 여러 개 있잖아요. 광고는 많이 봐서 궁금했는데 이번에 처음 봤거든요. 생각보다 재밌었어요. 근데 저작권 같은 건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했어요.

N:레고무비 영화화 판권이 워너브라더스에 넘어가 있거든요. 그래서 워너사에서 판권을 가진 영화 캐릭터들이 다 나오는 거예요. 배트맨 원더우먼 간달프 등등등

E:대기업은 편하고 좋네요

S:저는 여기 나오는 영화는 거의 안 봤는데 몰라도 재밌게 볼 수 있어서 좋았네요. 배트맨이 원래 그렇게 성격이 나쁜가요?

N:여기서 과장돼서 나오는 경향이 있긴 해요. 다크니스! 노 패런츠!

E:내가 고아라는 내용을 담은 곡이지

N:영화 자체가 엄청 시니컬한데 부정적으로 시니컬하진 않은 느낌이었어요

(일동 공감)

N:맨 처음에 시작할 때 에브리띵 이즈 어썸~ 브금 흘러나오면서 각이 딱 맞는-전체주의적인 사회에서 사는 주인공 모습이 나오잖아요. 빅브라더처럼 카메라가 줄 맞춰 운전하는 자가용 촬영하고. 공사장 인부들이 전날 밤에 새로 생긴 건물들 다 깨부수고 설계도대로 만듭시다 하는데 처음 볼 때는 마냥 즐겁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거든요. 2차로 봤을 땐 감탄스러웠네요.      

N:여러분은 여기서 어떤 캐릭터가 제일 좋았나요?

E:유니키티요!

N:역시 유니키티 엄청 사랑스럽죠!

S:저도요!

P:저두요

E:마지막에 폭발해서 막 소리지르는데 애기 목소리 같은 거로 와아악 달려드는 게 너무 귀여웠어요      

E:루시도 처음에 액션신 너무 좋았는데 첫 등장에서 에....에릭...에멧이군요

N:에밋.....

S:에밋.....

(웃음)

N:캐릭터성대로의 대접      

E:에밋 시점으로 본 루시 레고인데 머리카락 흩날리는 게 너무 웃겼어요

P:연출이 좋았죠

E:찰랑찰랑~

E:그리고 모든 캐릭터가 진짜 작은 레고 조각인데 표정 연기를 다양하게 잘하는 게 너무 대단했어요. 주변인들 인터뷰 보는 에밋 표정이 마음이 너무 아파서.....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사람 마음 후벼파게 말해요

N:솔직히 말하면 제가 레고월드 들어가도 에밋일것 같아요. 레고 파츠 못 맞추는 그 텅 빈 머릿속이 제 창조력을 떠올리게 해요

E:저도요.....

S:그건 저도요 아니 저거 내 머릿속이잖아

E:진짜 보면서 너무.....무서웠어요      

N:비트루비우스가 마스터빌더 첫 단계. 본능을 따라라 하면서 아무거나 맞춰보라고 하니까 에밋이 그냥 작은 블럭 두 개 얍얍 붙여서 던지잖아요. 완전 허접하게 떨어지고 악당들이 다 그거 밟고 지나가서 재능 없으면 안 하는 게 낫다고 말 돌리는 거 너무 웃기고 슬펐어요

E:사실 그렇게 허접한 걸 던진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저 같으면 그 상황에서 제가 뭘 해요 저 아무것도 못 해요! 왜 저한테 이런 거 시켜요! 하면서 엉엉 울 것 같거든요. 허접한 결과물을 남한테 보여주는 게 쉽지 않단 말이에요

N:30초에 한 번씩 일그러진 메타농담 나오는 거 너무 웃겨요. 회전하다가 마차 터져서 허공으로 날아가는데 에밋 으아아아악 소리 지르다가 자기 원래 머리카락 다시 끼워 맞출 때 갑자기 무표정으로 딱 끼우고는 다시 으아아악 비명 지르면서 떨어지는 그런 장면들이요

E:영화 전체적인 개그도 다 평타 이상 했던 것 같아요.

S:진짜 계속 웃으면서 봤네요

E:처음에 히든피스 있는 곳으로 떨어질 때도 뚝딱뚝딱 떨어지면서 피스 다 깨졌다가 다시 재조립되고 이런 것도 웃겼어요

N:오른쪽에는 무지개 천국 있는데 왼쪽으로 미끄러지고

E:저 사실 내심 거기서 플라스틱 조각 부딪히는 딱 소리 나길 기대했는데 그건 아니더라고요

N:공허한 딱....딱....딱....

S:저 그것도 좋았어요. 아세톤으로 표정 지우는 거. 저게 아세톤으로 지워지는 거였어?!

N:그렇게 레고들이 사는 곳이 현실 세계의 일부라는 떡밥을 막 뿌려주면서 이질감 없게 만드는 연출이 참 세련됐다고 생각해요.

E:최종 병기가 순간접착제인 것도 좋았어요. 레고들한테 가장 두려운 게 자유롭게 놀지 못하고 평생 고정돼서 장식용으로 쓰이는 거라는 게 좋았네요

N:상상력을 고정하고 동심을 자라지 못하게 하는 거 ㅠㅠ 그리고 원래 레고는 아이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장난감이라는 사실을 새삼 주지시켜줘서 좋았네요. 어른들이 너무 과몰입해서 애들 거 뺏어가고 말이야! 같이 놀아줘야지

E:그냥 제자리에 고정해 놓는 것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있으라면서 포즈랑 표정도 지시하잖아요.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좋았어요

N:그런 메타개그가 회심의 일격 같은 요소로 나오잖아요. 재미없는 액션이나 코미디영화 보면.

S:1980년대 우주인? 걔도 좋았어요. 우주선 만들어도 된다고 하니까 너무 좋아하면서 안 말릴 거야? 안 말릴 거지? 진짜 만든다?!

N:스페에에에에에이이스~! 베니? 이름이 베니였나?

E:베니가 우주선 만들 때도 그렇고 마스터 빌더들이 레고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장면들 다 좋았어요

S:맞아요 진짜 입딱벌리고 봤네요

E:처음에 에밋 움직이는 장면 보고서는 아니 설마 1시간 40분짜리 영화를 스톱모션으로 만든 건가 했는데 그건 아니더라고요

N:진짜 뚝 딱 뚝 딱 움직여서 스톱모션 같아 보이죠

E:레고 부품들도 제작될 때 생기는 선 같은 거랑 질감이 리얼하잖아요.

N:오 맞아요 그 칼로 긁힌 자국 같은 것도요. 생채기들.

E:불타고 물 튀기고 하는 것도 다 레고 조각으로 표현하고

N:배드캅 선글라스의 그 크롬소재도

S:레고에 대한 찐광기가 느껴졌어요

E:나쁜 경찰 선글라스에 에밋 얼굴 은은하게 비치는 것도 질감 진짜 리얼해서 대단하다 싶었어요. 영화 자체가 너무 레고를 사랑하는 사람들 머리에서 나온 영화 같아요

S:이거 2편도 있네요

N:네 2편도 있어요 레고 배트맨도 있어요! 레고 배트맨에 나오는 그 배트맨이 이 배트맨일 걸요? 다크니스 노 패런츠 나와요

(웃음)

N:레고 배트맨도 진짜 재밌어요. 역사상 최고의 배트맨영화

S:실사를 제치고 레고가 최고의 배트맨영화로

N:진짜로요(웃음)

S:좋아요 그것도 볼게요. 레고가 의외로 취향에 맞아버렸어

N:배트맨의 그 음울함과 대디이슈에 대고 친절하게 테라피 받으라고 하는 영화거든요

E:아까 메타개그 얘기하셔서 그런데 워너 영화고 하니까 온갖 히어로들 다 나오잖아요. 저 같으면 영화 만들 때 자랑 못해서 안달 났을 것 같은데. 그렇게 많이 출연시킨 것치고 세련되게 오버하지 않고 잘 사용한 것 같아요. 스타워즈도 되게 잠깐 나오고

N:그 스타워즈도 너무 웃기게 사용됐어. 한솔로랑 쓰리피오 폭사하고

P:동력 없어서 잡아먹히는

E:슈퍼맨이랑 그린랜턴 나오는 것도 웃기고

N:거기서 시대성을 느껴버렸네요. 슈퍼맨이 그린랜턴한테 너 나한테 말 걸지 말라고 나는 할 일 있어서 크립톤으로 가야겠어 그럼2만. 그린랜턴이 옆에 잡혀 오니까 누가 크립토나이트좀 가져오라고      

E:그린랜턴 원래 그런 캐릭터인가요?

N:아뇨 그린랜턴 영화가 망작이라 한창 밈으로 까일 때가 그 시기(2014년)였기 때문에......데드풀에서도 까이고 레고무비에서도 까이고 만약에 더 늦게 제작됐으면 아쿠아맨도 나왔을 텐데 말이죠. 완전 핫한 역할로 나왔을 것 같은데

E:아쿠아맨 레고 좀 궁금하네요. 그 루시 레고도 레고조각인데 그 안에 꾸역꾸역 허리 라인 집어넣잖아요

(웃음)

E:그것처럼 아쿠아맨도 나름 디테일하게 몸을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 방금 아쿠아맨 레고 검색해봤는데 가슴 양감이 장난 아니에요

N:아쿠아맨 레이저 상어 달고 속편에 나왔으면 좋겠다

S:이거 아카이빙할때 자료로 넣어야겠는데요

N:귀중한 자료가 추가되었네요

E:진짜 재밌을 것 같아요. 배트맨처럼 좀 캐릭터성 과하게 해서 넣으면 웃길 것 같아요

N:아니면 샤잠 엔드크레딧에 나온 것처럼 이케맨으로 나와도 엄청 웃길 것 같고요 'dc영화의 구원자'

S:이런 거 좋아하는 분들은 레고 무비 먼저 보고 원작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네요

N:이게 레고 광고효과도 있을 거 아니에요

E:완전 있는 것 같아요

N:그걸 노려서 그런지 영화가 엄청 맥시멀하게 10분에 한 번씩 새 캐릭터가 30명씩 나와요

P:와 저 레고도 있나? 하면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

N:진짜 레고도 보여주잖아요. 에밋한테 네가 사는 마을 말고도 다른 마을들 많다고 하면서 레고 광고 이미지 삽입하는데 레고프렌즈 바비도 있고. 진짜 뻔뻔하고 웃겨요

S:대놓고 광고인데 싫지 않아

N:사람들이 일시 정지하고 그게 뭔지 일일이 볼 것 아니에요

E:그리고 영화 주제가 ‘레고를 가지고 당신 마음대로 노세요!’ 이거니까

N:건설적이고 교훈적이고 PPL도 엄청 넣고

E:창의적이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아요! 일단 놀아보세요! 이 세계관과 저 세계관을 막 섞어보세요! 그러려면 이 레고 세트와 저 레고 세트가 다 필요하게 되고

N:덤블도어랑 간달프를 헷갈리게 만들려면 반지의 제왕 레고랑 해리포터 레고를 다 사야겠다! 플라잉체어 링컨도 데려다 놔야지!

E:이 영화를 어린이들에게 보여주는 부모를 잠깐 상상했는데 좀 힘들 것 같아요. 건설적인 주제이기는 하나 레고 다 쓰고 정리 안 해놓을 것 같고 막

N:광고영화가 책임져주지 않는 것......

(.....)

N:부모랑 아이들이 동반 관람해야 좋을 영화네요. 어른에겐 경각심을 아이들에겐 꿈과 희망을

E:엔딩으로 여동생 데려오는 것도 웃기고 좋았고

S:진짜 그 영화 통틀어서 가장 끔찍한 장면이었어요      

N:그 이후로 레고영화에서 자꾸 제4의 벽을 뚫고 현실이 난입하는 연출을 남발하기 시작했대요. 레고 닌자고 영화에서 갑자기 고양이가 도시를 습격한다든지.

E:자기가 속한 세계를 깨고 그 밖으로 나가는 이야기는 항상 재미있는 것 같아요

N:인투 더 뉴 월드

E:그 이야기도 결국에 인간이 만드는 거라 세계를 깨고 나간 바깥이 인간세계인 것도 좀 웃기고

N:이때 레고무비가 오스카 애니메이션상에 노미네이트 됐었는데 정작 상은 빅 히어로가 탔네요.

S:레고무비가 더 재밌는 것 같은데

N:그래서 이때 감독이 상 안 타도 괜찮다고 나만의 트로피를 만들었다며 트위터에 짤도 올렸었죠

S:진짜 덕후다(웃음)

E:잘만드네요

N:유튜브에 에브리띵 이즈 어썸 오스카 라이브 무대도 있는데 시간 나시면 보세요. 재밌을 것 같아요        

N:혹시 더 하시고 싶은 코멘트 있나요

S:간만에 넘 유쾌한 영화 봐서 좋았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아카이빙할 생각하니까 벌써 즐거워요

E:영화 딱 100분인것도 너무 좋아요

N:마음의 안식.......

E:2시간 넘어가면 좀 힘들어요

N:한시간 반이 딱이죠

(웃음)

https://youtu.be/mwjUm8Lz7Y4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해도 결혼은 신중하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