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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객 S Jun 26. 2023

핸드폰: 판도라의 상자

영화 <완벽한 타인>

열세 번째 영화: <완벽한 타인>
감독: 이재규
선정자: S
줄거리

집들이로 모인 일곱 명. 저녁 식사를 하던 이들은 핸드폰에 오는 모든 전화와 문자를 공개하는 게임을 시작하는데. 비밀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관계도 하나씩 파탄에 이른다.

J:영화 어떠셨어요! 전 정말 재미있었어요

K:정말 흥미로운 영화였어요. 설마하니 S의 픽이라고는 상상되지 않는 그런 영화였어요

E:저는 좀 숨막혔어요. 영화의 모든 캐릭터가 싫어서.....그리고 부부동반 저녁식사라는 상황 자체가 제가 너무 못 견디는 분위기여서 그랬던 것 같아요.

J:쓰레기들 대잔치잖아요. 누가누가 더 쓰레기일까요 게임

K:너무나 한국이었어요 이 영화의 모든 게.

J:원작은 이탈리아 영화래서 더 놀랐어요.

E:저녁식사 동안 휴대폰에 뜨는 모든 알림을 공유한다는 소재 자체는 재밌었어요.

J:E님 가능한가요? 전 불가능.

S:트위터리안끼리면 별로 거리낄 것 없긴 한데 저는 숨기는 게 트위터라서.....로오히(게임)가 저한테 연락 제일 자주 해줘요

E:저는 리디북스. 알림 너무 많이 와요

J:전 결제 문자

S:최근엔 재난문자도

K:재난문자 다 같이 오고(웃음)저는 운동 단톡 알람 올 거 같아요. 프로틴바 후기 이런 거

S:사실 이 영화를 제가 좋아해서 추천한 건 아니에요. 절대 이런 스타일 아니고.

K:같이 보고 까고 싶었나요? S의 취향이 아니어서 의아했다구요

S:상황이 거의 테이블 안에서만 벌어지잖아요. 러닝타임 내도록 그렇게 장소랑 시간 전환 없이 진행하는 게 쉽지 않은데.

K:연기력으로 끌고 가는 극이었어요. 정말 세트 외의 영화제작비는 다 배우한테 썼구나. 분위기가 스카이캐슬 생각나기도 했어요. 거기 상류층 사람들도 비슷한 류의 숨막힘이야.

S:감독이 일부러 배우들 이미지랑 정반대로 캐스팅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연극 무대 같은 느낌으로다가. 애드리브도 되게 많았대요.

E:장소를 제한시켜놓은 연출도 좋았어요. 그 이외의 연출은 다 별로였지만.

K:그 장면도 나오잖아요. 난 쟤한테만 말했어x2 다들 한 사람씩에게만 말하지만 결국엔 모두가 알게 되잖아요. 비밀은 자기만 알고 있는 게 아닌 이상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된다.

E:쟤한테만 말했어 할 때 테이블 시계 반대 방향 순서대로 결국 원 그리면서 돌아가는 거.

K:소문은 돌고 돈다의 이미지화

J:그래서 왜 추천한 거예요?

S:굉장히 노골적이잖아요. 친구들이 흥미로워할 것 같았어요

K:부부의 세계 같은 자극적인 걸 추천하고 싶었나요? 영차사람들아 먹어봐라 MSG

E:엄청 자극적인 영화긴 했어요. 전 정말 힘들었어요ㅠㅠ

K:산장에서 한 명씩 죽어가는 밀실 살인 보는 기분

J:다음은 누구 차례~?

S: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죽음의 벨소리

E:리뷰를 좀 봤는데 사람들이 다들 코미디영화라는 거예요. 저는 아직도 어느 부분이 코미디인지 잘 모르겠어요

일동: 블랙코미디 같아요

K:수준 이하의 인간들이 고상한 척하고 있다가 서로의 바닥을 드러내며 망가져 가는 모습에서 사람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낀 게 아닐까요. 그 정도로 몰입했다는 건 그만큼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잘 살린 거겠죠? 은근히 다 들통나서 망신당하기를 바라는 심리가 있었던 거 같아요.

S:이 사람 바닥이 진짜 바닥인 것 같은데 더 바닥이 있고.

K:저는 사람이 여러 가지 자아를 가지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왜 이런 모습들만 제2의 자아로 갖고 있는지 의아했어요. 꼭 이런 모습만 더럽게 보여줄 필요가 있나. 그리고 남자들의 비밀은 왜 다 이런 것밖에 없나

(웃음)

E:저 웃은 거 딱 한 번 있어요. 김지수 배우가 아보카도 손질하는데 씨앗을 자르더라고요

이렇게 확 반토막을

K:누구나 그런 이면이 있다고 끝내버리는 결말이 ‘다들 이래’ 하고 합리화하는 것 같아 불쾌했어요.

E:그래서 이 영화가 얘기하는 게 그냥 묻고 살자는 건가? 싶었어요

J:모든 걸 요구하고 모든 걸 내보이는 관계는 건강하지 못하다 그런 거 아닐까요?

K:‘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타인일지라도 숨겨진 모습이 있다’ 같은데 왜 꼭 저런 모습이어야만 할까요.

J:감독 인터뷰 보니까 게임을 한 결말이 현실이라고 하더라고요

K:게임을 하지 않은 결말에서는 비밀이 밝혀져서 다행인 사람들도 있고 다행이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 게 인상 깊었어요. 전화 몇 시간 공개했을 뿐인데 가정이 파탄 나고 사회가 무너지고

E:저는 세트장을 제한한 연출은 좋았는데 그 이외의 연출이 다 별로라고 했었잖아요. 그중 하나가 반지 돌리는 연출(인셉션)이었어요. 두 번째는 립스틱 바르는 장면, 세 번째는 월식 지나가는 장면.

S:립스틱도 뭔가의 오마주인가요?

J:립스틱은 그냥 독기를 품은 젊은 여성의 상징 같은 거죠.

E:너무 뻔하고 재미없는 연출이에요


#비밀 하나

J:조진웅 티라미수 퍼먹는 거 보니까 아내가 바람피우는 거 알았네요. 정신과 치료도 그래서 받은 거 같고.

E:조진웅-김지수 커플이 그나마 건전한 편이긴 했던 것 같아요.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게.

K:그 노력이 남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건지는.....외도 사실 확인하고부터는 모르겠더라구요.

J:조진웅이 그나마 나은 쓰레기라서 그 부부가 제일 멀쩡해 보인 것 같아요.

K:귀걸이 빼면서 우는 장면에서 이 모임 해체하자 진짜. 정신에 득될 게 하나 없는 모임이잖아

S:일단 다들 이혼부터 해야 해요.

J:스무살 딸내미는 좀 걱정되더라고요. 엄마가 너무 감싸는가 싶더라도 남친 군대가기전에 뭐? 여수 외박? 절대로 말려

S:솔직히 아빠는 엄마의 지나친 걱정을 이해 못 하죠.

J:조진웅 커플도 속도위반 결혼이잖아요. 게다가 아빠가 콘돔 준 거였다면서요.

K: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나아서 잘한 것 같다가도 미묘한 감상

E:그냥 피임 제대로 하라고 준 건데 전 저희 아빠가 그랬으면 싫었을 것 같아요. 내가 알아서 살게......

K:남자애한테 주는 거랑 여자애한테 주는 거랑은 느낌부터가 다른 거 같아요.

E:가방 뒤지는 건 너무 숨막혀요

J:엄마는 자기처럼 속도위반 삶을 살지 않았으면 했으니까 그랬겠죠

K:그건 엄마 아빠 둘 다 이해할 수 있어요. 부모 입장은 복합적이야

J:그치만 불륜 저지른 사람이 정직한 게 제일이라고 하는 건 좀 어폐가 있어

(웃음)

J:조진웅이랑 아내랑 화해하는 분위기인데 제 눈엔 일촉즉발같았어요. 와이셔츠에 묻은 와인이 피같고.....그것도 조진웅이랑 따로 대화하려고 일부러 와인 쏟은 거 아니었나요? 은근히 씬 연결이 치밀하더라고요.

K:둘씩 나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마다 분위기 전환되고 고조되어서 흥미로웠어요. 유해진도 폰 바꾸자고 담배 피우러 나가고

E:정작 담배는 와이프가 피는데


#비밀 둘

J:그거 진짜 숨막혔어요. 술도 마시면 안 돼 옷도 조신하게 입어야 해 담배도 피우면 안 돼 화장도 진하면 안 돼

S:남의 아내 옷차림까지 지적하고 아니 그걸 왜 관찰하고 있냐고.

K:소설 속 젊은 남자까지 지적하잖아요. 근데 민수씨가 그 소설 팬이라고 그거 젊은 시절 너야 말하는 장면도요. 그 가족은 관계가 너무 폭력적이어서 보기 괴로웠어요. 때려야만 폭력이 아니잖아요.

K:전업주부라 은근히 무시하는 게 보여서 불쾌했어요.

J:진짜 전형적인 가부장 가스라이팅.....염정아 캐릭터는 너무 좋았어요. 보수적인 남편상 아래에서 수동적으로 사는 줄 알았는데 나름 인스타셀럽으로 살고 원피스도 들춰주고

K:아내는 계속 유해진 사랑하고 있는데 진짜 외사랑 하는 기분이고 머리 바꾼 것도 못 알아채는 그 지점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J:사랑하는 건가요? 전 그냥 죄책감이라고 생각했어요. 애정이랑 죄책감. 그래서 게임 안 하는 결말에서 유해진이 한마디 해줘서 그나마 고구마 내려갔어요. 예쁘네 머리. 그거 한 마디로 정당화/용서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E:저는 오히려 그 마지막 부분 되게 변명같다 싶었어요.


#비밀 셋

J:유해진이랑 윤경호 두 분이 폰 바꾸잖아요. 처음에는 유해진이 단순히 사진 공유하는 게 싫어서였는데 게이로 낙인찍히고도 계속 진실을 말 못 하는 게 왜 저러지? 싶었어요. 나중에 이서진한테 말한 넌 내가 게이인 게 중요하냐 내가 말 안 한 게 중요하냐 그런 문제랑도 이어지는 거 같고요.

S:그 대사 하나는 좋았네요.

K:유해진은 그냥 의리 지켜주려고 그랬던 거 같았어요. 본인이 말하기 전까진 말 안 하려고.

J:전 의리 때문에 말 안 한 건 아닌 것 같고 중간부터 자존심 문제로 넘어간 거 같아요. 그리고 갑자기 왜 남자들끼리 화해하나요.....

K:뭐 터질 때마다 부인들 멍청한 사람 취급하며 서로 덮어주려 하는 것도 꼴사납고

E:게이 캐릭터로 나왔던 분 대사도 메세지 전달만을 위한 대사라고 느꼈어요. 유해진이 무슨 10분 게이로 살아봤다고 갑자기 그걸 이해해서 싸고도는 것도 너무 판타지였어요. 솔직히 친구를 옆에 두고 내가 이렇게 이렇게 남자랑 자겠냐? 하는 것부터가 수준 보이는데. 사람들이 그 부분에서 되게 많이 웃었다길래 웃기냐? 싶었어요

K:애드립일까요 대본에 있었을까요. 어느 쪽이든 구려요

J:진지하게 생각 못 하고 여전히 동성애를 개그로 취급하는 정서가 안 웃긴데.

몇 살인데? / 고양이? / 아니 여자!

J:유해진 캐릭터가 키티잠옷한테 사진 받고 그러고 섹스도 안 하는 게 발기부전이라서 그런 거라는 해석도 봤어요.

K:자기를 더 잘 품어줄 거 같은 연상녀한테 끌리는 거죠. 어린 여자는 자신 없고.

E:키티 잠옷 입은 57세 연상녀

K:엄마 같은 여자를 찾는 남자 심리일까요. 이해하고 싶지 않다.....

S:엄마 같은 여자 좋다는 사람들은 그냥 수정란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웃음)

E:중간에 연상녀랑 대화 텔레그램으로 하는 것까지

J:텔레그램 진짜 현실반영이죠. 아주 영화에서까지 작정하고 홍보하네

K:뒤가 구릴 경우 텔레그램 쓰는 거 같아요. 한국사회잖아요 완전.

S:저는 이서진 벨소리도 웃겼어요. I will survive잖아요. 벨소리가 영화 마스코트예요

K:뭐 하나 울릴 때마다 뭐지 또 뭐지? 하고 기다리게 돼요

J:전 행앗하기 전에는 무난하게 괜찮네~ 싶었는데 행앗하니까 아 x같다 됐어요

K:나름 흥미롭게 사랑과 전쟁 보듯이 봤는데 끝나고 나니 불쾌해졌어요. 저도 모르게 그걸 웃기는 상황 정도로 생각했나 봐요. 너무 미디어에 당연하게 노출되어있었다.....우리 경각심을 가져야 해요.

E:저는 영배 아빠 목소리가 이순재인 건 알았는데 김소월은 라미란이고 연우는 조정석이고 민수는 김민교인거 신기했어요.

J:캐스팅에 예산 다 썼네요

S:뭐 다른 예산이 별로 필요 없었죠

E:촬영기간도 별로 안 길었을 것 같고요      

K:남자들의 과오를 예쁘게 포장해서 묶어주는 문구 같았지요. 사람은 누구나 제2, 제3의 자아가 있다고. 근데 우린 그런 쓰레기 자아는 없거든요 반박하고 싶어지는 영화

S:전 그거 보면서 트위터계정 갯수 말하는 것 같아서

K:저 계정 세 개여서 뼈 맞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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