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맵으로 쓰는 사진 일기 (Dia6 ~ Dia8)

삼천포, 짬, 끝

by 자몽맛탄산수




Dia 6. 삼천포

[포르투 3일차]
Joana 베이킹 스튜디오 ▶ Largo Actor Dias ▶ Guindalense football club ▶ Taylor's Port ▶ 렐루 서점 ▶ 비아 까따리나 쇼핑몰 ▶ Cafe Guarany


그 날의 사람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에그타르트 만들기 수업의 선생님 Joana. 3대가 이어온 진짜 포르투갈 홈메이드 레시피를 전수해줬다. 어렸을 땐 그렇게 싫었다는 휘핑질이 지금은 그녀의 짭짤한 부수입의 원천이 된 걸 보면 어른들이 시키는 건 일단 하고 볼 일이다.

그 날의 장소

동루이스 다리의 전망을 안주삼아 낮술을 즐기고 싶다면 반드시 Guindalense football club로. 동루이스 다리와 눈높이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높은 고도에 가게 오른편으로 지나다니는 푸니쿨라가 운치를 더한다. 2유로짜리 맥주 한 병으로도 몸과 마음이 넉넉하게 채워지는 곳.

그 날의 일

이 날 동행한 K언니와 나의 "다행"인 공통점은 삼천포로 자주 빠진다는 것. 동루이스 다리로 가는 길에 풋볼 클럽을 발견한 것도, 와이너리 대로에서 5유로짜리 목도리를 득템한 것도, 민박 앞 만두빵 가게에 도전한 것도 그 덕이었다. 고심해서 정한 목적지보다 순간의 관심에 몸을 맡겨 얻은 소소한 즐거움이 더 선명한 이유는 뭘까.

그 날의 무엇

Joana와 절반의 한국인, 절반의 비한국인이 지구촌 정신으로 협동해 구워낸 에그타르트. "갓 구운"이란 수식어 앞엔 최상급 재료나 원조 장인의 손맛, 정석의 레시피도 당해낼 재간이 없다. 빵은 갓 구운 게 제일 맛있다.



Dia 7. 짬

[포르투 4일차]
볼량시장(임시) ▶ Bem Português ▶ 크리스탈 궁전 ▶ 더 하우스 오브 샌드맨


그 날의 사람

두 번째 숙소인 샌드맨 호스텔에서 포르투에 막 도착한 J언니와 K동생을 새로 만났다. 포르투갈 짬 좀 찬 7일 차 여행 슨-배로서 각종 꿀팁들을 선심 쓰듯 나눠줬다. 기대할 것 없는 타인에겐 오히려 쉽게 너그러워진다.

그 날의 장소

민박 사장님의 추천으로 방문한 크리스탈 궁전. 늘 가까이서만 보던 동루이스 다리를 와이너리 타운, 포르투 시내와 함께 조망할 수 있다. 전자가 정물화라면 후자는 풍경화의 느낌. 공원이 넓고 예뻐 산책하기 좋다. 자유분방한 공작과 비둘기와 참새가 어딜 가나 옆에 있어 혼자 가도 외롭지 않았다. 허허.

그 날의 일

볼량 시장 한 구석에서 와인 가게를 하는 로사 할머니는 손이 정말 크셨다. "How much" 한 마디만 했을 뿐인데 그 자리에서 와인 6병을 스트레이트로 테이스팅'당했다'. 간판 옆 TV 화면엔 한국인과 할머니의 투샷들이 슬라이드 쇼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마치 할머니의 한국인 공략 성공을 기념하는 전리품 같았다. 긴급 해장용으로 스타벅스 따아를 들이키며 와인계에 김혜자 선생님이 있다면 그녀일 거라 생각했다.

그 날의 무엇

전 세계 코르크의 50%를 생산하는 포르투갈엔 코르크 귀걸이도 있다. 크기에 비해 무게가 정말 가벼워 과감한 크기의 디자인도 걱정 없이 도전할 수 있다. 지인들을 떠올리며 어울릴만한 디자인을 고르다 보면 한 시간이 순삭 될 수 있다.



Dia 8. 끝

[포르투 5일차]
강 끝 ▶ 7g Roaster ▶ Fnac ▶ 베이스 포르토 ▶ 핫파이브 재즈 클럽


그 날의 사람

자전거를 타고 강 끝으로 가는 길에 인생 최초 바바리맨을 만났다. 날도 추운데 허겁지겁 바지를 내리고 열심히 존재감을 자랑하는 그 노력이 가상해 자세히 보고 평가라도 해줬어야 했는데, 자전거가 너무 빨랐다.

그 날의 장소

구글 맵에서 포르투 시내를 오른쪽으로 계속 밀어내다 보면 나오는 도루 강과 대서양이 만나는 강의 끝. 정확한 명칭은 없지만 자전거, 1번 트램, 500번 버스 그리고 튼튼한 두 다리까지 4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해 한번은 꼭 가봐야 할 명소다. 동루이스 다리를 건너 와이너리 가게들이 있는 곳에서 시작하면 뷰가 훨씬 좋다.

- 적당한 시기: 소박한 포르투가 갑갑하게 느껴질 때

- 준비물: 돗자리와 넉넉한 시간

그 날의 일

기대를 안고 갔던 핫 파이브 재즈 클럽은 마침 블루스 공연을 하는 날이었고 아침부터 자전거로 힘을 다 뺀 나에게 블루스는 요란한 자장가일 뿐이었다. 이럴 바엔 숙소에서 자자 싶어 계산하러 갔더니 입장 때 받은 종이가 없으면 100유로를 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에 잠이 확 깼다. 다시 찾긴 했지만 곱씹을수록 이상한 시스템.

그 날의 무엇

J언니와 샌드맨 호스텔의 저녁 가정식을 신청했다. 짭짭한 맛의 노란 수프, 찰기 없는 밥, 살짝 비릿한 향이 나는 통 생선 구이, 은은하게 쓴 가지 조림. 이 모든 것을 고려하고도 가정식을 한번쯤 먹어봐야 하는 이유는 주방 할머니의 홈메이드 사과 빵이 정말 정말 정말 맛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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