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네가 날 괜찮지 않다고 생각하는거지
"정말 괜찮아?"
라는 말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 괜찮아?
응.
- 진짜 괜찮아?
어. 그렇다니까?
- 아휴, 어떡하니. 내가 다 미안하다.
...?
괜찮다는 나를 몇번이고 수면위로 끌어올려,
'바보야, 넌 지금 괜찮으면 안되!'
'이 상황이 어떻게 괜찮을 수 있어?'
'너 사실 지금 불행하지? 그렇다고 얘기해!'
라고 되묻는 것 같다.
이왕 좀 더 삐뚤게 보자면, 자신의 눈에 비친 '괜찮지 않은 나'를 보며 쯧쯔- 값싸게 동정심을 지불하고 묘한 우월감을 얻는 것 같은 기분조차 든다.
매일매일이 선택의 순간이다.
당장 오늘 아침에 몇시에 일어날지, 점심은 무엇을 먹을지 조차 선택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기준으로 선택하고 책임진다.
오늘 먹은 점심이 맛이 없었던건 내가 음식점을 잘못 고른 탓인 것처럼.
"오늘 점심이 맛 없었어? 그럼 저녁에 맛있는거 먹자"라는 해결책이 아닌,
"오늘 점심이 맛 없었어? 돈 버렸네, 어떡하냐." 라는 의미없는 걱정은 그 무엇도 바꿀 수 없다.
옛다 점심값- 하고 다시 지갑을 채워주지 않을거라면.
누군가 정말 괜찮아지길 바란다면,
그냥, 그 사람의 선택에 공감하고 존중해주자.
그 사람의 선택이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선택이 될지 고민하는건 그 다음 문제다.
괜찮냐고 물어보는 당신의 마음속 한켠에 자리잡은 '괜찮지 않음에 대한 강요'는 꽤나 쉽게, 눈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