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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브 엘라 May 19. 2022

마케터의 관점에서 바라본 '경험을 소비한다는 것'

경험 소비를 통한 나만의 데이터를 구축하기

'경험을 소비한다' 것은 나만의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는 것과도 같다. 그 경험의 종류에는 맛집 탐방, 독서, 운동, 소비, 연애, 대인관계 등이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의 산출물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선물, 단어 선택, 맛집 선정, 결혼 등 여러 의사결정들. 그중에서도 오늘은 '선물'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아마 선물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앞에서 말한 다른 것들로 대입해도 크게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선물이란 무엇인가?


나는 평소 선물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기념일 선물은 물론이고, 지나가다 그 사람이 좋아할 것 같으면 사서 주고, 그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는 것이 내 삶의 낙이기도 하다. 반대로, 평소 사람들이 선물을 고르는 안목만 보아도 그들의 인생이 보인다. 선물은 곧 센스고, 겪어 온 경험들을 투영한다 고도 볼 수 있는 것 같다.


좋은 선물을 산다는 건 나의 경험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던 에피소드가 있다. 7년을 알아 온 친한 언니의 생일이었다. 나에게 친언니와도 같은 소중한 사람이기에 어떤 선물을 주면 좋을지 한 달 간은 고민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그녀에게 좋은 선물을 주고 싶었다.


언니에게 준 선물 photo by. lena


다행히, 운이 좋게도 한 프리미엄 소품샵에서 언니가 좋아할 만한 선물로 주었고, 언니가 매우 좋아했다. 크 - 잘 골랐다. 언니가 말하길, 그 선물은 본인의 취향을 저격한 동시에, 실용적이며, 우리의 추억을 반영하기까지 한 완벽한 선물이라고 했다. 과연 그녀가 말한 '완벽한 선물'이란 무엇일까? 선물을 고르고, 주는 과정에서 나는 완벽한 선물을 고르기 위한 의사결정 과정을 정리해 보았다.

1. 평소 내가 어떤 브랜드들을 알고 있는가 (데이터 베이스 구축)
2. 해당 브랜드들의 성격은 어떠한가? (데이터 성격 파악)
3. 평균 가격대와 그 브랜드가 주는 가치는 무엇인가? (데이터 적합성 판단)
4. 상대방은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가 (데이터 매칭)
5. 그 가운데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어떻게 고를 것인가?  (의사결정 기준 설정)
6. 해당 물건이 선물로 적합한가? (의사결정)
7. 선물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의사전달)

그렇다. 선물은 이렇게나 복잡한(?) 시스템을 거쳐 선정되는 것이었다! 선물은 나만의 데이터 베이스를 통한 의사결정의 산물이라 할 수 있겠다.


하나의 경험은 하나의 데이터다


나만의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재미 중 하나다. 게다가 나의 취향부터 가치관까지 나에 대한 모든 것들을 정의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경험주의자인 나는 그래서 경험에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이다. 때로는 과소비를 위한 합리화가 되기도 하지만 경험은 나를 만든다.


특히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경험에 주목하고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중요하다. 남들의 경험에도 관심을 가질  있기 때문이다. 여러 테스트를 거쳐 고객과, 고객이 좋아하는 것을 알아가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맞는 것은 무엇인지 경험을 통해 알아가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것이다.


당신은 어떤 경험에 투자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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