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의 하이랭커
5km를 5분 페이스로 뛰게 되면, 많은 사람이 잠깐 멈춥니다.
이제는 숨도 아주 거칠지 않고, 다리도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딱 맞는 속도를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여기 머물고 싶어집니다.
충분히 그럴 만합니다.
5분 페이스는 많은 아마추어 러너에게 하나의 상징적인 벽입니다.
그 벽을 넘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대단한 일입니다.
축하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원래 레벨업을 이야기하는 시리즈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다음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5분 다음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만렙은 어디쯤인지.
지금까지 이 시리즈에서 달리기 레벨을 이야기할 때, 기준은 늘 5km였습니다.
5km를 걷지 않고 달릴 수 있느냐에서 시작해서,
그다음에는 얼마나 빠르게 달릴 수 있느냐로 올라왔습니다.
그 흐름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10레벨 — 5km를 쉬지 않고 완주하는 것 자체가 목표인 구간
11~30레벨 — 5km를 7분~6분대로 달리는 구간
31~50레벨 — 5km를 6분~5분대로 달리는 구간
51~70레벨 — 5km를 5분 안팎으로 끌어내리는 구간
71~80레벨 — 5분 페이스를 만들고, 그 속도를 더 길게 유지하는 구간
81~90레벨 — 5km를 4분대로 달리는 구간
91~100레벨 — 5km를 3분대로 달리는 구간
물론 이 숫자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숫자가 전부는 아닙니다.
사람마다 잘하는 거리도 다르고, 몸이 반응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다만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그리고 다음에 어디를 봐야 하는지 정리하는 데에는 도움이 됩니다.
이번 편부터는 81레벨 이후를 봅니다.
5분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이제는 4분 벽과 3분 벽을 바라보는 구간입니다.
정리하면 이번 회차의 구간은 이렇습니다.
이 표를 보면 흐름이 더 선명해집니다.
81레벨부터는 5km를 4분대로 끌어내리는 구간입니다.
그리고 91레벨부터는 3분대로 들어갑니다.
즉 이번 편은
5분 벽을 넘은 다음,
4분 벽을 지나,
3분 벽을 만렙으로 두는 이야기입니다.
5분 벽을 넘으면, 다음 기준점은 4분입니다.
숫자로는 1분 차이입니다.
그런데 체감은 전혀 다릅니다.
5분 페이스는 꾸준히 훈련하면 닿을 수 있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4분 페이스는 그냥 더 열심히 뛴다고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질적으로 다른 훈련이 필요합니다.
몸이 빠른 속도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속도를 버티는 법도 따로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인터벌이 들어옵니다.
짧게 빠르게 달리고, 쉬고, 다시 반복하는 훈련입니다.
400m든 1km든, 빠른 속도를 몸에 먼저 익히는 과정입니다.
편한 조깅과 긴 거리 훈련만으로는 여기까지 오기 어렵습니다.
빠른 속도 자체를 경험해야 하고,
그 속도를 무너지지 않고 유지하는 힘도 따로 길러야 합니다.
이 구간부터는 많이 뛰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여전히 양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어떻게 뛰느냐가 더 중요해집니다.
4분대를 넘어서면 3분대가 보입니다.
여기부터는 분명히 다른 영역입니다.
5km를 3분대 페이스로 달린다는 것은,
1km를 3분대로 다섯 번 연속 끊는다는 뜻입니다.
이건 이제 취미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구간입니다.
경쟁 러너의 영역에 가깝고, 훈련도 훨씬 구조적이어야 합니다.
4분대를 향할 때 인터벌이 중요했다면,
3분대를 향할 때는 훈련 전체의 설계가 중요해집니다.
강한 날이 있고, 회복하는 날이 있어야 합니다.
거리 훈련과 속도 훈련이 따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레이스 감각을 만드는 훈련도 필요합니다.
여기서는 의욕만으로 밀어붙이면 오래 못 갑니다.
강도, 회복, 리듬이 같이 맞아야 합니다.
몸을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몸이 올라올 수 있게 설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만렙에 가까워질수록 달리기는 점점 더 구조적인 운동이 됩니다.
그냥 많이 뛰는 운동이 아니라,
어떻게 쌓고 어떻게 쉬느냐까지 같이 보는 운동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만렙이 꼭 모두에게 똑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만렙은 5km를 쉬지 않고 완주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서브25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서브20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하프 완주가 만렙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풀마라톤 완주가 만렙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남의 기준이 아닙니다.
지금의 나보다 분명히 나아지는 방향인가.
그 질문이 더 중요합니다.
이 시리즈가 말하고 싶은 것도 결국 그것입니다.
달리기를 어떻게 올바르게 레벨업해 나갈 것인가.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멈추지 않고 다음 단계로 갈 것인가.
그 방향만 알면 됩니다.
그러면 지금 어디에 있든,
다음 발을 어디에 내딛어야 할지는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번 편까지 달리기 레벨은 5km를 기준으로 이야기해왔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가장 접근하기 쉽고, 가장 직관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조금 더 나눠서 봐야 합니다.
5km의 레벨과 10km의 레벨은 다릅니다.
하프마라톤의 레벨과 풀마라톤의 레벨도 다릅니다.
같은 사람이어도 5km는 강할 수 있고,
긴 거리에서는 아직 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짧은 거리 기록은 평범해도,
하프나 풀에서는 훨씬 강한 사람도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거리가 달라지면 요구하는 것도 달라집니다.
5km는 속도 능력이 크게 작용합니다.
10km와 하프는 속도를 오래 유지하는 힘이 중요해집니다.
풀마라톤은 지구력, 페이스 조절, 에너지 관리가 더 크게 들어옵니다.
이 차이를 무시하고 하나의 레벨표로만 보면,
어딘가에서는 설명이 맞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다음 편부터는 거리별로 따로 보려 합니다.
5km 레벨표, 10km 레벨표, 하프 레벨표, 풀마라톤 레벨표.
이제부터는 조금 더 정확하게 나눠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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