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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필 Jun 06. 2022

손에 손 잡고

작가노트

널 품기 전 알지 못했다
내 머문 세상 이토록
찬란한 것을
작은 숨결로 닿은 사람
겁 없이 나를 불러준 사랑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드라마 도깨비 OST
바나나와 바나나를 잡으면 들리는 음악

두 개의 바나나를 손으로 잡으니 아름다운 멜로디가 흘러나옵니다.

간단한 기술인데 직접 만들어보면 참 신기합니다.


"어? 너무 감미로운데?"

앞에 있는 학생에게 촬영을 부탁합니다. 이 기분을 간직하고 싶어서...





손을 잡고 음악 한 곡을 끝까지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갑자기 이 음악을 누군가와 같이 듣고 싶습니다.

누구와 손을 잡고 음악을 들을까 상상해보다가 내 손을 잡아줄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헤아려봅니다.

'과연 노래가 끝날 때까지 손을 놓지 않고 함께 음악을 들어줄 사람이 내 주위에 있을까?'

아쉽게도 가족 외에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가족끼리 이러는 거 아닌가?'라는 농담 아닌 농담도 해봅니다.


반대로 나는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사람인가 생각해봅니다.

손을 내어준다는 것이 참 어려운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메이커페어'에 '손에 손 잡고' 작품을 가지고 나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손 잡고 놀고 싶었습니다.

연인들에게는 따뜻한 음악을, 친구들에게는 신나는 음악을, 아이들에게는 아기 상어 동요를 들으며 손을 잡았습니다.

초면인 사람들끼리도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연출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과 손을 잡게 되었습니다.

'메이커페어'에서 함께 손 잡는 중


손을 잡는다는 것...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만나서 반가워~'

'우리는 함께야!'

'나를 믿어'

'내가 지켜줄게!'

'당신을 돕고 싶어요.'


지난날 내 손 잡음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되새겨봅니다.


'태어나서 어린 시절까지 꼭 잡았던 부모님의 손',

'학창 시절 넘어진 친구에게 내민 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두근두근 조심스럽게 잡은 손',

'사회인으로서 새로운 만남에 형식적으로 잡는 손',

'반가움과 아쉬움을 표현할 길이 없어, 쭈뼛쭈뼛 내민 손',

'함께 기도할 때 쑥스럽지만 의무적(?)으로 잡았던 손',

'전도여행 때 서슴없이 잡았던 강원도 산골 할머니들의 주름진 손',

'부모가 되어 혹시 아이가 다칠까 꼭 잡고 다녔던 손',

'영원한 작별을 생각하며 눈물을 감추며 잡은 손',

'소중한 사람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잡았던 손',

'해외 아동을 후원하며 내민 마음의 손'

그리고…
‘손에 손잡고’를 통해 잡았던 많은 분들의 손들…

그 어떤 상황이든 손을 잡는다는 것은 소중함과 따뜻함이 있습니다.


'손에 손 잡고'를 이용해 손을 잡아주신 많은 분들...





'손에 손 잡고'를 가지고 소망복지원에 갔습니다.

소망복지원은 앞을 보지 못하시는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 계신 공동체입니다.

함께 손을 잡고 음악을 듣고 설명을 해줍니다.

'우리가 함께 손을 잡아서 음악이 나오는 거라고...'


갑자기 미술치료사 선생님이 작품을 들고 가서 어르신들에게 만져보게 합니다.

'지금 만지고 있는 전구가 밝게 빛났고 소리가 났다고...'

이분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손에 손 잡고 @소망복지원




함께 손 잡으실래요?

손에 손 잡고


'손에 손 잡고' 전시 스케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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