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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재 Apr 04. 2019

하기 싫은 일 안 하기

《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를 읽다 말고 쓰기

“이 나이가 되어도 성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썼더니 많은 댓글이 달렸다. “스스로 성공했다고 생각하면 성공한 것”이라는 답변이 있었다. “빚 갚는 것”이라는 댓글도 있었다. 가장 많은 댓글은 “하기 싫은 건 안 해도 되는 삶”이었다. 옳은 말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을 성공이라고 일컫는다면, 세상은 성공한 자로 넘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는 삶일 것이다. 그런 삶은 극히 소수에게만 주어진다.


연말이거나 계절이 바뀌거나 하면, 하고 싶은 일의 리스트를 적곤 한다. 때론 꿈이라고 하기도 하고, 목표라 하기도 한다. 꿈, 목표, 성장, 발전 같은 것들을 제목으로 적고 하고 싶은 일을 적어 내려간다.


근데 책을 읽다가 그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건 달성하고 나면 또 다른 욕심이 생기고 그런다. 새해 다이어리에 하고 싶은 리스트 대신 하고 싶지 않은 리스트를 적어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


이른 은퇴를 목표로 달리는 분을 종종 만난다. 그때마다 의문이 들곤 했다. 은퇴가 목표가 될 수 있나? 은퇴한 다음에는 뭘 하려고 그러지? 나는 일하는 게 나름 재미있는데, 은퇴하고 일을 안 해버리면 삶이 무료하진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은퇴한다는 건 단순히 일을 그만두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은퇴란 이제까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잔뜩 했으니까, 이제부터 하고 싶 않은 건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선언 같은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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