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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재 Apr 15. 2019

모른다고 말하기

«틀리지 않는 법»을 읽다 말고 쓰기

나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어느 쪽으로든 나오도록 만들 수 있었다. 어쩌면 2050년에는 결핵이란 질병 자체가 사라졌을 수도 있었고, 또 어쩌면 세계 인구의 대다수가 감염되었을 수도 있었다. 내게는 원칙에 의거하여 한쪽을 선택할 방법이 없었다. 이것은 연구자가 듣고 싶은 대답이 아니었다.


"모른다"라고 말하는 건 소극적인 행동이거나 자신감 없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쉽다. 자신이 없거나, 겁이 많거나, 소극적이거나, 매사 부정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른다고 말하는 건 꽤 적극적인 행동이다. "안다"는 얘기를 기대하고 있는 사람에게 "모른다"는 정보를 주는 건 안 좋은 시선을 감수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때론 "모른다"라고 말하는 게 정답이다. 그저 탐구해보지 않아서 모를 때도 있지만, 저자가 말한 예시는 좀 다른 경우다. 결핵의 전염률은 20% 정도라고 한다. 그러면 이 수치를 가지고 2050년 결핵 환자 수를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결핵의 전염률은 13%~25%다. 신뢰 구간이 꽤 크다. 이런 상황에서 2050년 결핵 환자 수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2050년 결핵 환자 수를 묻는다면 "모른다"라고 말하는 게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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