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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재 Apr 25. 2019

각자의 진리

앤드루 호지스의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을 읽다 말고 쓰기

파시즘에 반대하는 명분에는 늘 공감했지만, 그 무엇도 그를 ‘정치적’ 인물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재능에 헌신함으로써 자유를 향한 다른 길을 모색하고자 했다.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하라. 자신은 무언가 옳은 것, 진리인 것을 달성하리라.’ 이것이 앨런의 주의인 셈이었다. 앨런은 반파쇼주의자들이 지켜낸 문명을 존속시킬 것이었다.


앨런 튜링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 자서전은 아닌 것 같고, 편지나 문서 같은 그와 관련된 자료를 모아 편집하고 이야기로 재구성 한 책이다. 앨런 튜링은 컴퓨터 분야의 선구자, 인공지능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 심리철학에 중요한 이슈를 제기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에서 그런 대단한 아이디어들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또한, 앨런 튜링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되었는데, 읽다 보면 개인주의자로서의 모습이 얼핏 얼핏 드러난다. 전쟁이 임박해 있었고, 파시즘이 세상을 조금씩 좀 먹고 있는 상황이었다. 충분히 휩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아니 적어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는 오히려 자신의 중요한 문제에 몰두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지만, 그게 곧 세상의 중요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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