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호의《모멸감》을 읽다 말고 쓰기
실존주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롤로 메이(Rollo May)는 조언한다. 자극과 반응 사이의 자동 회로를 차단해보라고. 거기에서 선택의 자유가 주어진다고. 간단한 원리지만, 실행은 결코 쉽지 않다. 몸을 단련하듯 꾸준히 연습해서 조금씩 체득해야 하는 요령이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틈을 만드는 게 좋다는 데 동감한다. 자극에 바로 반응하지 않고 잠깐 멈추고 나서 선택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 하지만, 그 틈을 여유 있게 기다려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의 박자는 그렇게 느리지 않다. 일단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빨라야 한다.
다만, 자극에 바로 반응하지 않고 멈추지는 못하더라도, 반응하고 나서 잠깐 멈출 수는 있다. 빠르게 행하고 나서 잠시 멈출 수는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