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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뎁씨 Jul 11. 2023

어쩌다 너는


어쩌다 너는 반짝이지도 않는 지경이

어쩌다 나는 

너를 똑바로 마주칠 수 있지

날 한 번 울리려고

반짝임을 포기한 거니

그래놓고 왜 울고 있니


우리는 속삭임 보다 

이어폰을 더 사랑했는지

'이별하면 안 될까'

나는 누구도 말한 적 없는 그런 속삭임을

가깝게 전해 듣지


지금? 이별하는 게 맞니

너무 늦은 거 아니니

우리는 다시 못 만나서

벌써 그렇게 합의된 줄 알았는데

말한 적도 없이 동의하는 게

우리의 방식인 줄 알았는데

애매모호함이라고 하지만

서로가 정답이라고

그게 맞다고

구두계약도 유효하다고 어디서 듣고는

그렇다면 이것도 그것과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아직 불려본 적 없어서 이름이 없는 사이는

그런 억지를 부린다는데


우리가 우리가 아니어서

이제 거기에 없는 누구가

나도 데려가

말도 못해 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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