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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SJ Nov 19. 2021

그리고 3개월이 또 지났다

코로나 확진 6개월 후의 이야기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않은지 한참 되었다. 한동안 코로나 확진, 코로나 후유증과 관련된 글을 올렸던지라 누군가가 ‘그 뒤로 몸이 너무 안 좋아졌나’ 등 안 좋은 상상을 하는 건 아닐까-싶었지만, 요 근래 나는 그다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브런치를 찾지 않았다. 그뿐이다





후유증에 고통스러웠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 나는 진통제를 먹지 않아도 일상이 가능해졌음에, 하루에 몇 움큼씩 머리가 빠지던 탈모 후유증이 끝났음에, 이제는 그때처럼 아프지 않음에 종종 감사함을 느끼며 지내왔다


하지만 누군가가 “6개월쯤부터는 후유증이 전혀 없는 건가요?”라고 물으면 단호하게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어제만 해도 자다가 왼쪽 가슴이 아파서 깼기 때문. 지금까지 호흡기내과를 정말 여러 차례 갔지만 언제나 의사는 “별 문제없다”라고 대답하기에 지금은 이 정도 통증으로는 병원을 찾지 않는다


그저 모든 상황이 더 나아져 한국에 가서 병원들 진료를 받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가족들과 친구들의 얼굴을 보고 싶을 뿐이다. 한국에 가지 못한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





최근 여러 복잡한 일들이 겹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 얼굴에서도 마음에서도 감정이 사라진 지 일주일 정도 되었다.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면 반 억지로 미소를 띠지만 나 혼자 있을 때는 항상 무표정한 얼굴로, 메마르다 못해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마음으로 일상을 이어간다. 아마 코로나 확진 때부터 차곡차곡 쌓였던 스트레스가 제대로 터진 듯하다


글을 쓰는 지금은 마드리드로 가는 기차 안. 내일 마드리드에 있는 한 회사에서 면접이 있다. 스페인에서 유일하게 정이 가지 않는 도시이지만 계약서를 써주는 회사가 있다면야…… 거절할 이유가 없다. 결과가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야지





기차를 타고 가는 중, 창문 밖 풍경을 보니 정말 크고 밝은 보름달이 떠 있었다. (달이 아니라 해처럼 보일 정도) 이제는 달님에게 소원을 빌어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습관처럼 언제나 빌던 소원을 재빠르게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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