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살 빠질 틈이 없다 | 4월 그와 함께한 식탁
나는 손으로 하는 건 대부분 잘 못하는 ㄸ손인데다가, 내가 만드는 음식은 그의 입맛에 전혀 맞지 않기에-나는 본래 간을 별로 안 하는 타입- 같이 있을 때면 자연스레 요리는 그의 몫이 된다
작년은 정말이지… 여러모로 괴로운 한 해였다. 팔이 부러지며 시작한 2020년은 팔이 좀 나을 즈음 코로나로 락다운에 들어가더니, 외출이 가능해진 직후 발목을 또 접질렸다. 덕분에 나는 한참 동안 소파나 침대에 늘어져있는 생활을 했다
몸이 성치 않은 나를 위해 남자 친구는 더 신경 써서 요리를 했고, 먹을 때마다 요리왕 비룡처럼 ‘아니 이 맛은…!’하고 멘트가 절로 뜨는 그의 음식을 나는 끼니마다 두세 그릇은 해치웠다. 그렇게 나는 돌이킬 수 없는 돌이키기 어려운 길을 걸었다
ㄸ배가 볼록 나온 체형이긴 하지만 팔다리는 가느다랗고 길어서-유전자의 힘이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겉보기엔 마른 체형이었던 나의 몸이 완전히 변해버렸다. 가지고 있는 바지가 하나도 맞지 않아 원피스를 입고 바지를 사러 옷가게들을 돌아다녔다. 원래 입던 사이즈보다 2인치가 큰 것으로 입어보니 겨우 허리가 잠겼다
집에 있을 때는 그의 요리로 난 늘 폭식을 하고, 밖에서 먹을 때면 또한 그가 진짜 맛있는 집만 가기 때문에 또 폭식을 하게 된다. 요리사의 여자 친구라는 건 ‘관리하지 않으면 끝없이 살이 찌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매일 한 시간 정도 스트레칭을 하고,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운동을 한다. 저녁은 야채나 두유 정도로 간단히 챙겨 먹는다. 그렇게 몇 개월을 신경 쓴 결과 이번 여름에는 작년에 입지 못한 나의 여름 하의를 입을 수 있게 되었다
나의 다이어트의 최대 훼방꾼. 그가 지난 4월 만든 음식들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