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바르셀로나보다 문화생활 즐기기 더 좋을지도요
한국을 다녀온 뒤 11월, 잠시 식욕을 잃긴 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챙겨 먹었고-집 밖으로 나가면 맛있고 저렴한 음식이 수두룩 하다가, 해외에 돌아오면 급 씁쓸해지기 때문이다- 문화생활도 참 바지런히 하고 다녔다
스페인 제3번째 도시인 발렌시아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만큼 관광거리가 풍부하지는 않지만 볼거리 즐길거리가 없지도 않다. 20개는 훌쩍 넘는 박물관과 갤러리 다수가 일요일에는 무료입장이며, 무료입장이 아닐 때에도 3유로 정도로 입장료가 무척 저렴하다. 물론 가격이 조금 있는 곳도 있지만 다른 박물관들을 둘러보는 것으로도 시간이 제법 걸린다
Palau de la musica
우리로 치면 세종문화회관 혹은 예술의 전당 같은 장소로 볼 수 있는 팔라우데라무지카(palau de la musica)
1-2주에 한 번은 무료 클래식 공연이 있다. 무료 공연의 경우 저명한 지휘자나 연주가가 오는 건 아니지만, 공연 특히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세 번 정도 이 좋은 기회를 이용해 공연장에 갔는데 특히 11월에 간 오르간 연주회가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처음으로 가본 오르간 연주회였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오르간과 공연자의 움직임 자체가 너무 신기해 보였거든
발렌시아 음악당의 공연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CCCC
바르셀로나에 CCCB가 있다면, 발렌시아에는 CCCC(Centre del Carme Cultura Contemporània)가 있다
CCCC의 개성 있는 현대미술 전시도 좋고, 이 미술관이 있는 카르멘 지구도 발렌시아를 들리는 여행자들이 둘러보기에 좋다. 낮에는 길 곳곳에 있는 그라피티 작품을-유명한 작가, 작품들도 많아 발렌시아 시티투어 중에는 그라피티 투어도 있을 정도- 밤에는 바, 라운지 바가 골목을 화려하게 비추는 데 술값이 비싸지 않은 편이다
CCCC는 옛 건물을 내부만 리모델링 해 고스란히 쓰고 있기 때문에 건물도 아름답다. 특히 안 쪽에 있는 정원은 조용히 멍 때리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CCCC와 다음으로 소개할 IVAM(Institut Valencià d'Art Modern)은 현대 미술을 다루기 때문에 꽤나 독특한 전시가 많다. 어쩌면 기괴하고 난해한 전시만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독특하고 흥미로운 젝팟 같은 전시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IVAM
위에서 잠시 언급한 IVAM은 CCCC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고 두 곳 다 일요일에 무료입장이므로 묶어서 둘러보기에 좋다. IVAM의 전시관은 6-7개로, 비교적 규모가 있어 모두 둘러보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각 전시관 문을 열고 둘러봤을 때 딱 둘러보고 싶은 호기심이 드는 전시관만 도는 것을 추천
Graffiti
까르멘(Carmen) 지구 곳곳에 있는 그라피티 작품을 만나보자. 지도를 보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 그라피티 작품은 종종 바뀌고, 사라지고, 생각지도 못한 스팟에 새로운 게 생기기도 하기 때문. 이럴 때는 길을 잃고 돌아다니는 게 더 도움이 되기도 한다. Plaza de tossal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 골목에 특히 많다
Museu de Belles Arts
마찬가지로 무료입장인 이 미술관에서는 제단 미술부터 근대의 다양한 회화 작품까지 많은 그림 작품을 볼 수 있다. 로비에 들어서서 보이는 엄청난 크기의 이 작품 ‘콜로세움’의 위압감은 엄청났고 이 미술관에 대한 기대치를 한 번에 올려놨다
인상적인 혹은 아름다운 그림도 많았지만, 종교 관련 제단과 조각이 더욱 인상적이었던 곳. -참고로 필자는 무교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무료 가이드 투어도 있으니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