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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경 Aug 28. 2020

코로나 집콕 생활

거리두기 3단계가 코앞이라 느슨해진 집콕에서 완벽한 집콕으로 변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안일에 시간을 좀 더 쓰게 되었다. 원래는 대충 만들어먹고, 2~3일에 청소기 한 번 밀고, 대부분 시간을 재택근무 일에 썼다면,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면 무슨 국을 끓일까 고민하기도 하고, 매일 청소도 한다. 빨래도 쌓아놓지 않고 제때 세탁기에 돌리고, 화장실 청소도 자주 한다. 이 정도면 주부로서 훌륭하지 않은가? 원래 다 이렇게 하나? 음... 자화자찬이군.


이렇게 주부의 오전 일이 끝나면 10시쯤. 커피 한 잔을 내려 책상 앞에 앉아 그날의 재택근무를 시작한다.

나만의 공간

어떤 날은 회사 블로그 글을 쓰기도 하고, 소책자에 들어갈 글을 편집도 한다. 하루 종일 영상 편집을 하거나, 마케팅 자료, 회사 문서를 만드는 날도 있다.  또 하루는 회사 홈페이지를 재정비하기도 한다. 그러다 시간이 되면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다시 책상으로 가서 오후의 작업을 한다.


코로나로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틈틈이 간식을 만들어 주거나, 학원을 안 가는 아이의 수학 문제집을 붙잡고 안 되는 머리를 쥐어짜는 날도 있다. 때론 뷰티에 관심 있는 5학년 딸아이를 위해 마네킹이 되어주기도 한다. 딸은 나의 머리를 고데기로 말아주기도 하고, 얼굴에 화장을 해주기도 하고, 네일을 붙여주기도 한다. 다행히 나보다 잘해서 만족하는 편이고, 딸은 자신의 재능을 맘 껏 펼쳐볼 수 있는 살아있는 마네킹이 있어 좋아한다.


어느새 오후 시간이 다 지나가고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간다. 다시 뭘 먹을지 또 고민하고 메인 메뉴 하나를 만들어 저녁을 먹는다.


그러고 나면 선선한 저녁 공기가 공원을 감싸는 시간이 된다.

여름밤 공원의 모습

일주일 한 번 회사 미팅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내가 밖에 나가는 시간. 바로 강아지들 산책시켜주는 시간이다. 원래 운동을 가는데 코로나가 심해져 이번 주는 운동도 패스했다.


이렇게 일과를 다 마치면 밤 9시가 넘고, 그 뒤 나에게 자유시간이 온다. 뉴스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아니면 이어폰을 끼고 디지털 피아노를 친다. 때론 편집 중인 소설을 들여다 보기도 하고, 가끔은 꽂히는 드라마가 생기면 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11시. 슬슬 배고프다는 아이들로 인해 또 한 번 야식을 만드는 날도 있다. (물론 매번은 아니다.) 이 말을 듣고 "그 늦은 밤에?"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12시 잠자기 전이라도, 배고프면 밥 한 공기 뚝딱하고 자는 사람이 나라는 걸 아이들은 알기 때문이다. 체력이 남아 있는 날이나 갑자기 뭔가가 만들고 싶어 지는 밤이면 특별 야식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알아서 챙겨 먹게 만든다.

며칠 전 야식으로 만들어 먹은 수제비. 수제비 떼어 넣는 건 딸이 ^^

그렇게 하루가 가고 또 다른 하루가 다가오기 전. 다음과 네이버 뉴스를 쭉 훑고 잠자리에 든다.


하루 종일 내가 뭘 하며 보내나 싶어 적어봤더니 생각보다 집에서 뭔가 많이 하는 것 같다. 예전엔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계속 어딜 나가고 싶어 했는데, 이것도 적응이 되어서일까? 이제는 집에 있을 때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낀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집콕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적응되어 다행이다.


이런 시기가 올지 몰랐는데, 영어강사를 하면서 틈틈이 이쪽으로 독학(책, 유튜브만 보아도 마음만 먹으면 뭐든 배울 수 있다. 워드프레스 홈페이지도 나는 그렇게 습득하여 회사 홈페이지를 만들어 드렸다. 대신 복장 터질 일은 엄청 많다는 것! ㅎㅎ) 하기를 잘한 것 같고, 또 시기적절하게 손을 내밀어준 대표님께도 감사하다.


공부해야 할 것들이 아직도 많지만 (최근 네이버 광고 시스템을 공부하며 또 신기했다는...) 오늘은 지금까지 해 온 것에 스스로 쓰담 쓰담해주고 싶다. 수고했어. 고생했어. 그리고 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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