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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경 Aug 16. 2020

내 몸속 장기들을 위한 다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배가 아파 3시간을 떼굴떼굴거렸다. 작년 겨울부터였던가?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재작년 여름부터 아주 가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무언가를 먹고 소화가 안 되는 것처럼 배가 아팠고, 누우면 다시 금세 괜찮아졌다.

하지만 작년 겨울부터는 누워도 해결되지 않았다. 소화가 안 되는 것 같기도 했고, 위가 아픈 것 같기도 했다. 어떤 때는 장이 베베 꼬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때론 뭔가 동그란 물체가 배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압박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실 어떤 느낌이라고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다. 그게 위 쪽인지 장 쪽인지 내 눈으로 보지는 못했으니까.

그런 증상은 사십이 되면서부터 심해졌다. 내 몸이 조금씩 신호를 보내는 거겠지. 열심히 운동을 해보지만 그럼에도 장기들을 건강하게 하는 것은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건강하고 깨끗한 음식을 먹어줘야 하는데 나는 여름만 되면 요리하는 것에 게을러진다. 더워서 입맛이 없어져서이기도 하겠지만, 몸이 축 쳐저서라고 하는게 맞겠다

그래도 오늘 점심은 아팠던 내 몸을 위해 양배추를 삶고, 감자볶음을 하고 계란말이를 해 김치와 함께 먹었다. 이렇게 아플 땐 가공식품은 피해야 한다. 귀찮아도 직접 음식을 해 먹어야 나의 장기들이 '그래도 너, 애쓰는구나.'라고 하겠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몸속 장기들이 불쌍하기도 하다. 결혼 전에는 건강에 나쁜 음식은 먹지도 않았는데 (엄마는 항상 야채 위주의 식단으로 밥상을 차려주셨다.) 지금은 그냥 맛있으면 건강에 좋고 안 좋고를 따지지 않고 먹으니 말이다. 거기다 고기 애호가여서(고기를 못 먹고 자란 것에 애환이 많아) 고기반찬을 많이 먹는다.

이런 식으로라면 10년 뒤, 나의 장기들은 고장 나려나? 순간 섬뜩하긴 하다. 한 번 아프면 기본적으로 몇 시간이고, 길게는 하루 내내 아플 때도 있다. 이제 신경을 쓰긴 해야겠다. 이런 다짐들이 며칠 갈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속이 조금씩 다스려지고 나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글도 조금씩 써지나 보다. 벌써 늦은 오후인데 나에게 오늘 하루는 이제 시작되는 것 같다.  오늘 하루 시작해볼까~ 

매거진의 이전글 일부러 보지 않았던 <부부의 세계>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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