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가고 2021년이 왔다.
몇 년 전만 해도 해가 바뀌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루 차이임에도 다른 날들이 펼쳐질 것 만 같았기에, 그에 의미를 부여했고, 마음가짐을 달리했고, 일 년을 계획했다. 사실상 매번 해가 지고, 뜨는 것은 같은데 말이다.
어제의 해와 오늘의 해는 다를까? 물론 하루하루 우리를 비추는 태양의 빛깔도, 우리가 느끼는 따스함도 조금씩은 다르다. 하지만 태양은 항상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존재할 뿐이다. 다만 우리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일 뿐. 그래서일까. 평소 안부를 묻고 건강하라고 하는 것이 더 진심 같아서일까. 올해는 새해 인사를 하지 않았다. 그저 가려는 날들을 보내주고, 오려는 날들을 맞이했다.
작년 12월 한 달은 일 년이라는 시간을 정리하는 기간으로 두었지만, 올해 1월은 예전처럼 일 년이라는 시간을 계획하며 보내지 않을 생각이다. 거창하게 무엇을 어떻게 할지 리스트도 적지 않는다. 어떤 목표를 두고 성취하고 뿌듯해하는 삶을 오래 살아서인지, 나이가 들며 이제는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하나씩 하는 것이 좋아졌다. 계획한 대로 잘 되지 않는 것이 삶이니까. 그때그때 하나씩.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