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에세이
'나'와 '너'. 자음은 같지만 모음은 다르다.
'나'와 '너'를 한 곳에 적고 보니 '나'의 모음은 '너'에게로 향해있고, '너'의 모음은 '나'에게로 향해있다. 'ㅏㅓ'는 서로를 바라보지만, '나'라는 글자는 '너'가 될 수 없고, '너'라는 글자는 '나'가 될 수 없다.
나와 너라는 존재는 글자 모양처럼 하나가 될 수는 없지만,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일 수는 있다. 그게 바로, 나와 너이다.
나라는 존재는 수많은 너를 만난다. 수많은 너라는 사람 중에는 사랑하는 너도 있고, 소중한 너도 있다. 존경하는 너, 닮고 싶은 너도 있다. 물론 나쁜 너, 미운 너, 용서하지 못하는 너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는 너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너인지는 모르겠다. 사랑하는 너, 소중한 너, 존경하는 너, 닮고 싶은 너와 같은 종류의 너이기를 바라지만 사람이 어떻게 완벽하겠는가? 어떤 이에게 나는 나쁜 너일 수도, 미운 너일 수도, 혹은 용서하지 못하는 너 일수도 있다.
재밌는 건 나는 너를 하나의 이미지로 정의 내리지만, 수많은 너라는 존재들에게 나는 다양한 이미지로 남는다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에게는 소중한 너가 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미운 너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에게 가서 따질 필요는 없다. 내가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듯, 그건 그 사람의 마음이니까. 모든 이들에게 무해한 사람이 된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수많은 너에게 다 잘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너, 나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너. 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면 된다.
다만 '나'와 '너'의 모음은 그대로 둔 채로. 나는 나로, 너는 너로.
'너'의 모음을 180도 돌려 '나'의 모음으로 바꾸려는 순간, 나와 너의 관계는 삐그덕 거릴 것이다. 나는 나이기에, 너는 너이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너를 나로 바꾸는 순간 내가 사랑한 너는 사라진다.
나 그리고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