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의 탄생은 경이롭고 아름답다. 또한 많은 이들을 미소 짓게 하고 가슴 뭉클하게도 한다.
엄마라는 존재는 열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이와 함께 숨 쉬고 걷고 먹고 자면서 아이를 느낀다.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몸의 변화를 보며 신기하기도 하지만 아이의 탄생이 다가올수록 두렵고 무섭기도 하다.
나의 첫 아이는 예정일에서 일주일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유도분만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았지만 둘째 언니가 유도분만의 힘듦을 경험해보았기에 극구 말렸다. 아직 위험한 시기는 아니니 웬만하면 기다리라고.
예정일이 거의 이 주일을 지나고 있을 때였다. 오전 10시쯤 가진통인지 진진통인지 모를 진통이 왔다. 뭔가가 이상해 언니들에게 연락을 했고, 언니들은 이제야 나오는가 보다 했다. 하지만 당장 병원에 간다는 나를 언니들은 극구 말렸고, 출산 전에는 잘 먹어야 한다며 삼겹살을 사서 갈 테니 점심으로 먹고 병원에 가라 했다. 지금 당장 병원 안 가고?라는 물음에 지금 가면 그때부터 아무것도 못 먹고 고생만 잔뜩 하니 무조건 밥먹고 천천히 가야한다 했다.
두 시간 후 언니들은 삼겹살을 사서 집으로 왔고, 우리는 배부르게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물론 먹을 때도 진통이 왔기에 진통이 올 때는 깊게 호흡을 했고, 진통이 없는 순간에는 삼겹살을 먹었다. 헉헉 거리며 진통을 참다가 거짓말처럼 진통이 없을 때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삼겹살을 먹었던 내 모습.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웃긴다.
진통 간격이 점점 짧아지자 숨쉬기가 힘들어 언니들에게 이제 병원을 가야겠다고 말했다. 언니들은 지금 진통 간격을 보니 아직 멀었다며 첫 아이라서 늦게 나올 테니 눈물이 펑펑 나오면 그때 병원에 가라고 했다. 그때 가더라도 충분하다고 말이다.
도대체 얼마나 아파야 눈물이 나는 걸까? 하는 생각으로 참고 또 참았다. 그로부터 2시간이 지나고 오후 다섯 시에 나는 신랑을 붙잡고 언니들이 말하는 펑펑이라는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너무 아프다고. 이렇게 아플 수는 없다고. 더 이상은 못 참겠다고.
병원에 도착한 나는 이것저것 검사를 받고 자궁이 아직 2%밖에 안 열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아프다고? 다리가 나도 모르게 격하게 떨렸고, 5월임에도 땀으로 샤워를 할 정도로 온 몸이 흥건해졌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순간을 견뎌야 한 생명이 탄생한다고? 내 몸이 스스로 제어되지 않았고, 의식이 왔다 갔다 했다.
오후 10시 아이의 머리가 보인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내가 낼 수 있는 모든 힘을 동원했다. 선생님은 예정일이 지난 아이여서 머리가 커서 나오다 멈추었다며, 지금 힘을 주지 않으면 아이 머리 중간이 움푹 들어간 모양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말이 너무 무서워 더 힘을 줬고 결국 아이는 큰 소리를 내며 나왔다.
그때 죽다 살았다는 말이 어떤 말인지 실감했다. 한 생명의 탄생이라는 것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생과 사를 넘나들 수 있게 하다니. 경이롭지만 한편으로는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그 무서운 일을 엄마는 한다.
여자는 아이를 낳으면 엄마에게 효도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 엄마가 이렇게 힘들게 나를 낳았구나 하면서 말이다. 나 역시 아이의 탄생과 함께 엄마가 더 애틋해졌다.
그리고 어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