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항상 부족함에 살았던 저는 상자 안에 제가 좋아하는 것을 넣으면 똑같은 것 10개가 나오는 마술 상자를 갖고 싶어 했습니다. 그럼 좋아하는 초콜릿도 하나만 사서 넣으면 배불리 먹을 수도 있고, 인형도 하나만 있어도 10개가 되니 인형놀이를 실컷 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재밌는 상상을 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친구는 처음에 좋겠다고 하더니 순간 얼굴이 새 빨개지며 말합니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엄만 안돼. 그럼 10명이 동시에 잔소리할 거 아니야. 너무 잔인해."
어떻게 엄마를 넣을 생각을 했을까요?
순간 장난기가 발동해 아들에게 물어봅니다.
"아들, 마술상자가 있는데 거기에 물건을 넣으면 10개가 만들어져. 그럼 넌 뭘 넣고 싶어?"
저는 너무 순수했나 봅니다. 핸드폰, 과자 이런 것을 생각했는데 아들은 씩 웃더니
"돈"
아... 저는 돈은 생각도 못했는데. 바로 딸에게 가 똑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래도 두 살 적으니 슬라임이나 과자가 나오지 않을까 했지요.
"우리 집 전 재산"
결론은 제가 무턱대고 순수했다는 것입니다. 왜 어릴 때나 지금이나 저는 돈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을까요? 왠지 돈은 마술상자의 순수성을 헤치는 일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