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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경 Apr 09. 2020

왜 꼭 '전문가'여야 하는가?

최근 몇 년 사이 홈페이지, 블로그, 명함에서 '~전문가'라는 말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들 중 진짜 '전문가'는 과연 얼마나 될까? 왜 사람들은 다들 전문가로 불리고 싶어할까? 있어보여서? 전문가가 아니면 일을 맡기지 않으니까?


현재 내가 하는 일은 전혀 나의 전문 분야가 아니다. 나의 전공은 영어이고, 오랜시간 초등학교 방과후와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하지만 작년부터 나는 이것과 전혀 상관 없는 일을 하고 있다. 마케팅 기획을 해 자료를 만들고, 홈페이지를 제작, 관리하고, 영상을 편집하며, 글을 쓴다. 각 각 세부적으로 보면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야하는 일들을 비 전문가인 내가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100% 독학으로.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너 그 분야 전문가도 아니잖아. 다른 것 대비 해야지. 치고 올라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라고 말이다. 맞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그래서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디자이너를 고용해 마케팅 자료를 눈에 확 띄게 만들 수도 있고, 홈페이지 제작 전문회사에 의뢰해 멋진 홈페이지를 만들수도 있고, 영상 편집 회사에 편집을 맡겨 조회수를 미친 듯 올리는 영상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숙련된 작가에게 글을 부탁해 사람들의 마음을 끌 수 있는 글을 적어달라고 할 수도 있다.

그 전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맞아. 내가 전문가도 아닌데. 결국엔 전문가가 필요하겠지.'

라는 생각말이다.


그러다 조금 전 블로그 이웃들을 보다 운영자들의 이름이 '~전문가'라고 적힌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왜 다들 전문가라는 말을 좋아할까?  그러면서 든 생각은 전문가들도 필요하지만 나같은 사람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 이었다.


여러가지를 맡기고 싶은데 각 업체에 따로 맡기면 비용은 어마어마해지고, 각 업체마다 회사의 컨셉을 이야기 해야하지만 한 사람에게 맡기면 한 번만 말하면 된다. 그럼 그 컨셉에 맞게 여러가지를 다 해주니 스타트업에게는 오히려 나같은 사람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러다가 회사가 커지게 되면 진짜 전문가를 찾아 비용을 좀 더 주더라도 제대로 맡기는 것이다. (비 전문가이지만 그래도 내가 만든 작업물들이 나름 세련되었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그렇게 생각을 고쳐먹게 되면서 이제는 누군가가 그렇게 말하면 이렇게 대답하려한다.

"그래서? 뭐가 문제가 되는데? 하다보면 '비 전문가'들 중에서 '전문가'가 되겠지.ㅋㅋ"

내가 생각하고도 우낀다. 비 전문가들 중에서 전문가라. ㅎㅎ


그래. 다들 전문가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전공을 하지도, 그렇다고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않았지만 내가 일을 재미있게 하고, 고객이 만족한다면 비 전공자라도 오래도록 행복하게 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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