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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경 May 01. 2020

같은 곳에 있다고 그대로인 건 아니다.

하늘을 구름을 별을 그리고 달을 바라본 적이 거의 없었다. 왜 하늘을 보지 않았을까? 뭐가 그리 바빠서 앞만 보았을까? 


사실 밤하늘에 구름이 보인다는 것을 안 것도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어떻게 그걸 모를 수 있어요? 라고 되물을 수도 있지만 생각하며 본 적이 없어서 그랬다. 밤하늘을 봐도 아무 생각없이 바라 보기만 했을 뿐. 밤하늘에 구름이 보인다는 것을 알고, 그때 나이 38살에 엄청난 감탄을 했었다. 그것도 10살짜리 딸 앞에서. 딸은 왜 몰랐냐며 의아해했고, 나는 그러게...라는 말만 했다. 그 날 밤, 밤하늘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제작년, 나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밖으로 나가 파란 하늘과 구름을 보았고, 자기 전에도 나가 높은 곳에서 빛나는 달과 별을 마주했다. 언제나 있던 것들이 그 날도 있었고, 그 다음 날도 있었다. 한데 엊그제 보았던 것이 그 다음날 보면 달라보였고, 그 다음날 보면 또 달라보였다. 항상 있었으나 항상 변했는데, 그곳에 있으니 같은 것이라 여겼다. 


사람 또한 그런 것임을 그때 알았다. 같은 곳에 함께 있으니, 변하지 않고 그대로라고 믿었던 것 같다. 자연도 변하는데 말이다. 하지만 자연이 좋은 것은 되돌아 온다는 것이다. 계절은 돌고 돌아 다시 오고, 꽃은 폈다가 졌다가 다시 핀다. 달도 보름달에서 반달, 초승달로 되었다가 다시 반달, 보름달로 되니까. 그럼 사람은? 그건 사람마다 다르겠지.


이제 자야겠다. 벌써 새벽이다. 시간이 너무 늦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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