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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두니 Dec 13. 2021

두 개의 공모전 - 수상 소식을 전합니다

동화를 쓰면서 공모전에 응모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공모전에 내는 이유는 전문가의 평가를 받고 싶어서입니다. 글쓰기를 배운 적이 없기에 내 글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공모전 응모였습니다. 공모마다 다르지만 결과 발표할 때 최종심에 오른 작품에 대해 심사평을 해 주는 곳이 있거든요. 그 심사평을 듣고 싶었어요. 수상을 하게 되면 더 좋고요. 참 무모하지요.


공모전만 쳐다보다가 올해 처음으로 출판사에 투고를 해 봤습니다. 출판사 선정하는 것부터 어렵더군요. 한 곳을 골라 투고를 했는데 계약을 하자고 했습니다. 첫 투고였는데 말이죠. 계약서를 먼저 받았습니다. 수소문을 해서 일반적인 동화 작가의 계약조건에 대해 알아보았고 비교해보니 조건이 조금 약했습니다. 눈 딱 감고 넘어가도 되는 부분이었지만 첫 계약부터 찜찜하게 하고 싶진 않아 거절했어요. 이후 다른 출판사에 투고를 했고 하는 족족 반려되었습니다. 투고가 쉽지 않다는 걸 몸소 깨달았지요. 그러니 공모전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노트북 안에 쌓여있는 장편, 단편 동화들을 어떻게 하나, 영영 빛을 못 보고 이 안에 갇혀있으면 어쩌나, 기약 없는 이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수없는 고민들... 심사평을 듣는 단계까지 올라가는 것도 힘든 일이기에, 공모 결과가 나올 때마다 힘이 쭉쭉 빠지고 의욕이 없어졌지요. 그때 수상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먼저, 제8회 한낙원 과학소설상입니다.

한낙원 과학소설상은 한국 과학소설의 개척자 한낙원을 기리고 어린이 청소년 SF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인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2015년 처음 제정되었다. 한낙원은 1950년대 말부터 40여 년간 <금성 탐험대>, <우주 항로> 등 60여 편의 과학소설을 발표했다. 이 상은 한낙원 유족이 출연한 기금으로 운영하고 [어린이와 문학]이 공모와 시상을 주관한다.


처음에 전화를 받고는 기뻐해야 할지 아닐지 좀 애매했습니다. 대상 한 편을 뽑는 상인데, 올해는 대상 없이 가작 두 편을 선정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 두 편에 제 작품이 뽑힌 거죠. 미흡한 점이 있기에 대상 선정이 안 됐겠거니 생각하면 '그런가?' 싶으면서도, 내팽개쳐지지 않고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시상식은 1월에 열릴 예정입니다.


<어린이와 문학 2021 겨울>호에 실린 SF 단편입니다. photo by duduni


시상식 후에 알리려고 했는데 어저께 우편으로 문예지를 받아 들고 보니 실감이 나서 올립니다. 계간 [어린이와 문학]에 수상작과 심사평, 수상 소감이 실렸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심사평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추후에 작품집이 출간될지 여부는 아직 알지 못합니다. 


두 번째는 제2회 IBS 기초과학 홍보 콘텐츠 공모전 스토리텔링 부문 장려상입니다.

어쩌다 두 개의 상이 과학 관련이네요.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주관하는 상으로 'IBS 연구 성과를 대중에게 쉽게 알릴 수 있는 스토리텔링 글' 부문에 응모하여 받게 되었어요. 연구원의 여러 연구 중 하나를 선택해 그에 맞게 짧은 이야기를 만든 거죠. 작은 상이지만 수상하게 되니 기분이 좋네요.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성과 없이 흐릿한 글쓰기의 나날에 실오라기 같은 한 줄기 빛을 보는 느낌입니다.

저처럼 어둡고 뿌연 길을 걷는 이들이 많습니다. 알게 모르게 글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최근에 알게 되었어요. 글 쓰는 사람들은 티 내않는 성향이 있지만 내면에는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지요.  열정은 쉬이 사위어지지 않습니다.


길을 벗어날 생각이 아니라면, 계속 걸을 생각이라면, 내가 써야 할 글을 오늘 쓰는 것이 유일한 답일 것입니다. 오늘 글을 써야 언젠가 세상에 내보일 수 있는 작품이 만들어질 테니까요. 은 아는데  대로 하기 어려우니 스스로도 참 답답하지요. 그럼에도 여전히 길 위를 서성이고요.


장르를 망라하여 글쓰기라는 길을 걷는 길동무로서 우리 같이 희망을 잃지 말자는 말을 전하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기쁜 일이라 알리고 싶기도 하구요.

나의 글을, 당신의 글을 당당히 내보일 수 있는 내일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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