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꽃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행복해 보였다. 아지랑이 같은 베일을 쓰고 팔에 가득 장미를 안고서 가냘픈 모습으로 눈을 빛내는 그린 게이블즈의 첫 신부였다.
네가 요정 연극을 마치고
무대에서 뛰어 내려갈 때에
네 머리에 꽂은 장미가 한 송이 떨어졌어.
그걸 길버트가 주워서
자기 재킷 앞주머니에 꽂는 걸 내가 봤어.
정말이야.
앤은 버드나무 아래 서서 큰 걱정이 물러간 달콤함을 음미했다. 안개가 낀 숲의 아침은 매력이 넘쳐흘렀다. 가까운 구석에 수정 같은 이슬이 달린 장미가 갓 피어나 있었다.
어쩌면 초록 덮개를 벗고 나온 빛나는 심장을 지닌 장미꽃처럼, 사랑은 다정한 친구 사이가 자연스럽게 발전한 것인지도 모른다.
길버트는 몸이 회복된 뒤로 초록 지붕 집에 자주 찾아왔고, 예전의 우정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제 앤은 그걸로 만족할 수 없었다. 사랑의 장미에 비하면 우정의 꽃은 창백하고 향기가 없었다.
장미는 사랑의 꽃, 세계는 몇 세기 동안이나 장미를 그렇게 찬양해왔어요.
어머, 보세요, 벌써 들장미 한 송이가 피었어요! 정말로 아름답죠? 저 꽃은 장미라서 정말 좋을 거예요. 장미들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장미들은 정말로 아름다운 얘기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분홍색은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색깔이 아니겠어요? 저는 분홍색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