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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듀로잉 Sep 16. 2020

식물성 우유의 세계

지구에 해롭지 않은 우유 찾기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에는 흰 우유를 너무나도 싫어했다.

특유의 비릿함과 미세한 복통 때문에 학교에서 강제로 먹어야 했던 우유 급식은 어린 나에겐 대단히 고역이었고,

내 할당 우유까지 마셔주는 친구에게 언제나 부탁했던 기억이 있다.

이건 한국인으로선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 한국인의 75%가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 

마시면 입이 찝찝하고 배가 아픈데 왜 마셔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 키 크라고 마시랬는데, 내 키는 안 자랐어요...)

우유와 지구환경은 여러 가지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수질오염이다. 

우유 500 미리리터를 정화하려면 깨끗한 물 1만 리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때때로 급식 우유를 도저히 마시지 못하고 화장실 세면대에 흘려보내곤 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때의 내가 수질 오염의 주범이었다.

수질오염만큼 심각한 것은 우유를 만들기 위해 키우는 소들의 메탄(방귀와 트림)으로 인한 온난화 문제이다. 

플러스, 소를 키우기 위한 땅을 마련하기 위해 숲을 없애고, 그 소를 먹이기 위해 곡류를 키우는 데에 어마어마한 땅과 물이 필요로 한다.

어쩌다 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버린 듯한 느낌.

그럼 그 소들은 행복할까?

소들은 우유를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는 강제 임신을 해야 한다.(오 마이 갓)

그리고 그 우유 생산량을 높이고, 그 와중에 아프면 안 되므로 각종 항생제와 약물을 투여받아야 한단다.

그 항생제 성분들은 고스란히 우리가 마시는 우유에 남게 된다.

항생제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손, 그래서 그 '완전식품'이라는 우유를 인간이 마시면 아주아주 좋기만 해야 할 것 같은데 또 그렇지가 않다.

우유를 필요 이상 많이 섭취하게 되면, 전립선암과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우유 속 포화지방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소란다.

또 과한 산성 물질인 우유의 동물성 단백질 때문에 뼈와 치아를 약하게 만들어 결국  골다공증에 의한 고관절 골절의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유를 마셔서 행복해지는 건 대체 누구란 말인가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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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바로 접니다.

어릴 적엔 우유를 싫어했는데, 학습이 된 건지 입맛이 변한 건지 우유의 맛 그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다.

빵과 우유, 수프 속의 우유, 커피의 우유, 아이스크림의 우유

우유 그 자체도 좋지만, 우유가 들어간 많은 음식들을 좋아한다.

작년 어느 날 소가 우유를 어떻게 생산하는지에 대해 알고부터는 그냥 흰 우유는 마시지 않게 되었다.

치즈도 버터도 빵도 수프도 너무 좋아해서 우유 말고 나머지는 여전히 먹고 있지만 

우유 대신 두유를 최소한의 선택으로 대체했다.

시중의 많은 기호식품들 속 우유, 절대 마시지 않겠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선택의 폭이 좁기에 피하기 위해서는 못 먹게 되는 것이 많아진다.

역시 개인의 힘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조금 더 채식 지향의 취향이 다양하고 많아져서 선택권이 좀 더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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