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온도 조절 기능
뜨거운 여름날, 태양 아래에 있다가 나무 그늘 아래로 들어가 본 일이 있는지?
만약 있다면, 나무의 그늘 아래가 얼마나 시원한지 단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놀라운 힘은 바로 나무의 잎에서 만들어진다.
식물의 잎들이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만들고, 이산화탄소와 오존을 흡수하며 산소를 내뿜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일 것이다.
정말 존재 그 자체로 지구에 너무 소중한 생명체이다.
물론 그 모든 기능과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나는 나무의 잎이 하는 가장 끝내주는 일은 '증산작용'이라고 생각한다.
소리 내어 불러보아도 어려운 그 이름, 증산작용.
증산작용을 쉽게 이해하려면 더운 여름날 아스팔트나 시멘트 마당에 물을 흩뿌리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뿌려진 물은 바닥의 뜨거운 열기를 안고 하늘로 증발해버리는데, 이 덕분에 주변 공기가 일시적으로 시원해지는 것.
놀랍게도 나뭇잎은 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잎에서 나온 수분이 식물 스스로와 주변 공기의 열기를 머금고 공기 중으로 증발하는 현상이 증산작용인데,
이 덕분에 나무 주변의 온도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나무 그늘이 파라솔의 그늘보다 시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인공물로 가득한 도시에는 그렇기 때문에 가로수를 심는 것이고, 도시공원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가끔 상가 앞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고, 가로수를 없애달라는 민원이 있다는 얘기를 듣는데, 참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식물이고 동물이고 인간이고, 모든 유기체는 결국 연결되어 있다.
사람에게 불편하니까, 위험하니까, 필요 없으니까 다 없애버린다면, 결국 인간이 살 수 있는 별이 아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