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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인 Nov 23. 2021

좋은 날이야, 네가 옆에 있잖아



드디어 스타벅스에 토피 넛 라떼가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한적한 스타벅스(알려달라고 해도 안된다. 여기는 정말 비밀인 곳이다. 한적한 스타벅스라니!!!!!)로 가서 고민하지 않고 토피넛라떼를 주문했다. 아니다 그랑데를 먹을까 벤티를 먹을까를 고민했지만 새로 산 내 텀블러는 톨만 담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작은 실망과 함께 주문해서 앉았다.



요즘 "인간 본성의 법칙"을 읽고 있는데 너무 두껍고 무거운 내용이라 잠시 쉬어 갈 타임으로 "좋은 날이야. 네가 옆에 있잖아."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힐링 에세이라고 했다.

그림도 잔잔하고 아기자기해서 그림 힐링 에세이인가? 아니면 작가의 글이 좋아서 힐링인가? 아니면 200페이지도 안되고 그림이 많아 쉽게 책을 다 읽을 수 있어 책 한 권 다 읽었다는 만족감을 주는 힐링 에세이인가? 생각하며 책을 읽는데 쉽게 책장이 넘어가 한두 시간 만에 다 읽었다. 이 책은 읽었다라고 하기보다는 느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피트니스에서 쓱 지나간 그녀가 잊히지 않던 작가 이규영은 몇 달 후 일 때문에 만나는 곳에서 그녀를 다시 만나고 그 후 연인이 되어 결혼한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이다.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자는 수기에게 그냥 가자는 규영은 그 후 깨닫는다. 수기가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행위 자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둘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는 것을 깨다는데 이걸 깨닫는 남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이렇게 특별한 남자가 사랑한 이야기이다. 내 옆의 내 남자는 이규영 작가보다 더 오래 살았으면서도 아직도 그걸 모르고 내 주변의 많은 남자들이 죽을 때까지 절대 알지 못하는 그 비밀을 이규영 작가는 풀어버렸으니 짝꿍 수기는 진짜 좋겠다 싶어 진다. 내가 수기가 되어 힐링이 되는 책이다 ㅋㅋㅋ



그리고 규영이가 엄마를 잃고 외롭고 힘들던 때 옆에서 든든하게 버티도록 도와준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를 사랑하면서 느낀 점들과 SNS에서 그림을 올린 후 덧글들을 정리해서 답변하는 글들도 있다. 규영 님이 상남자라 생각하며 살다가 절대 될 수 없을 것 같던 로맨티시스트가 될 수 있었던 건 수기님의 사랑스러움이 더해져서 일 것이다. 나도 좀 더 사랑스러워지면 내 남자도 로맨티시스트가 될까?


별일 아닌 것에 사랑스러운 추억을 더하며 그들 부부도 우리 부부도 오래오래 행복해지길 바라본다.


"네가 있어 오늘이 즐거워"라고 하는 것은 어느 날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오늘은 토피 넛 라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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