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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라도 될걸 그랬지?

누가 시켜는 준대?

by 조용해

일드 <중쇄를 찍자>의 쿠로사와 같은 에디터가 내게 있다면... 하고 바랬던 적이 있다.

단순히 내가 쓴 글을 잘 편집하고 잘 정리하여 책을 펴내는 일련의 작업들 말고 쿠로사와처럼 작가가 글을 안 쓰면 혼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 어르기도 하는... 어쨌든 나를 글 쓰게 만드는 사람.


연예인은 아니지만 내게도 메니져가 있다면 하고 바란 적도 있다. 사실은 지금도 바라는 중이다.

그.. 뭐지? 오늘은 이걸 입으세요. 이런 자리에는 이렇게 입어줘야 하는 거랍니다. 하고 똑소리 나게 말해주는 이거 입으라 저거 입으라를 매 순간 참견해주는 스타일리스트도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연예인도 아니고 셀럽도 아니기에 상상으로만 진행했던 열망이지만 정말 절실하다.


작가도 아니면서, 연예인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셀럽도 아니면서 왜 이런 것들을 바라는 걸까?

그렇다. 결단력의 부재. 우유부단함의 정수가 나 <조용해> 이기 때문이다.

나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설 때 그 선택을 남에게 미루어 왔던 거다. 대가는 톡톡히 치르고 있다. 그때 누구도 아닌 내가 선택을 했어야 했다. 피한다고 피해지는 문제가 아닌 것을... 시간을 대가로 혹독하게 치르고 나서야 눈치를 챘다. 가까스로.


이건 아닌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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