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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톨

물밤? 알밤?

by 조용해

밤을 주워본적 있는가? 가시로 덮힌 껍질을 발로 까면 3-4조각이 함께 있는데 하나만 토실하고 2-3개는쭉정이다. 먼저 간 조카가 자기 엄마에게 동생은 건강하게 낳아주고 자기는 병이 있게 낳아줬다며 때를 썼을때는 그 감정을 이해 하지 못했는데... 죽음에 다다르면 생각이라는게 더 성숙해 지는 걸까? 아니면 그녀의 되도 않는 생때였을까? 나는 우리 남매 중 토실이 아닐까? 큰언니가 토실이 였다면 나보다 더 오래 살지 않았을까? 더 정신이 토실하여 태생적으로 더 건강했을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나무에 매달려 있는 열매를 발로 까면 영락없이 덜 여물어 있다. 나무 자신이 허락하고 바람이 허락하여 떨어진 열매들은 까만게 토실토실 제대로 밤의 자태를 갖춘다. 우연히 내 발밑에 톡하고 떨어진 밤알이 반갑다. 너구나 나한테 허락된 단하나의 밤이 그밤을 다른 밤들속에 섞으며 비슷하게 생긴 밤들을 볼때마다 너구나 너구나를 해볼요량으로 채에 받혀 찌고 나면 그런 생각일랑은 1도 없이 맛있나? 맛없나에만 정신이 팔려 또 한번의 욕심만 부려볼 따름이다. 밤의 생김따윈 애저녁에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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